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By | 2017년 6월 16일

한옥마을의 석양과 전동성당, 2017.6.15.

나는 한옥마을에 자주 간다. 걷기 위해서이다. 주말은 피하고 주로 평일 저녁시간에 걷는다. 사람들이 별로 없고 한가해서 좋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옥마을을 찾는 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가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냥 “남(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웃이 아닌 남 말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이 아니다.

같은 아파트, 아니 같은 통로를 이용하는 아파트의 이웃들도 그저 타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인데, 한옥마을과 같은 관광지는 어떨지는 미리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사람이 많아서, 사람이 귀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일까? 눈빛은 커녕, 만일에 눈을 마주치더라도 묘한 느낌의 얼굴 표정을 지은 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자신과 자신과 함께 온 사람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이 아니다).

거기에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 좁은 길을 한 가족이 평행하게 걷고 있다. 반대쪽에서 사람이 걸어와도 절대로 비껴서지 않는다. 상대가 자기보다 더 작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자녀의 손을 잡고 가는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거만하게 걸으면 길을 절대로 터주지 않는다. “양보는 곧 지는 것?”이라고 배운 탓일까? 양보와 배려는 찾아 볼 수 없다. 문제는 그 모습을 자신이 손을 잡고 가는 자신의 자녀가 보고 학습을 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것을 모를까? 안타까운 일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끼리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삶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나의 천진난만한 생각일까?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참으로 보기 좋은 모습들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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