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게요”는 ‘그러니까’의 전라도 사투리이다. 전라도에서도 전라북도쪽에서 주로 많이 사용한다. 충청남도 쪽에서도 사용하는 것 같다.
“오늘 라면 먹을까요? 칼국수 먹을까요?”라고 물으면, “긍게요”라고 대답한다. 물론 긍게요를 ‘글쎄요’ 정도로 사용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니까 라면이예요? 칼국수예요?”라고 다시 물어도 “긍게요”라고 대답한다.
“Yes” 또는 “No”의 답변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긍게요”라는 답변을 듣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에 전주로 이사와서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긍게요”라는 답변이었다. 지금은 그냥 큰 기대를 안하고 질문하기 때문에 그런 답변에 많이 익숙해져 있지만, 아직도 “긍게요”라는 답변은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일으킨다.
어제 교회의 젊은 전도사님이 자신의 아내가 “긍게요”라는 대답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다시금 ‘긍게요’의 공포가 되살아나서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다.
전주에 이사와서 살 때, 광주의 지인들이 “특별히 힘든 것은 없고?”라고 질문했을 때, 늘 “긍게요 때문에 미치겠어요”라고 대답을 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아마도 수업시간에도 간혹 이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질문에 대하여 정확하게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긍게요’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전주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특성이 “긍게요”라는 답변으로 나타나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이해한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에 따른 답답함은 여전하다.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면, 많은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Yes” 혹은 “No”의 답변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제발 둘 중 하나만 대답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이 글을 읽고 고개를 끄떡이며 ‘긍게요’라고 혼잣말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긍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