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 나이나 수준이 서로 비슷한 무리.
- 생김새, 됨됨이, 크기 따위가 같거나 비슷한 것.
나에게는 점심을 자주 먹는 두 명의 젊은 교수가 있다. 이름하여 “점심친구”이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그저께 “내일 모처럼 맛있는 점심 한번 드시죠”라고 문자가 왔다. 그런데 나는 요즈음 점심을 밖에서 먹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내와 함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어제 수요일엔 오전과 오후 병원 스케줄이 잡혀 있는 날이기도 했다.
오후에 혈액검사를 마치고 연구실쪽으로 걸어오는데 점심친구들이 오는 것을 보았다. “딱 걸렸어!”라고 말하고 지나쳤다. 그리고 오늘 저녁 이런 생각이 든다. ‘같은 또래가 아닌데, 점심친구라고 너무 같이 다니는 것은 아니었을까? 저렇게 젊은 교수가 나같이 늙은 교수와 다니는 것이 불편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 것이다.
어제는 다른 젊은 교수 한 명이 더 추가되어 셋이서 점심을 먹고 오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었다. ‘저렇게 비슷한 또래끼리 다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자기 전에 책을 읽으려다가 “또래”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글 하나를 남겨두는 것이다. 그들은 내 또래가 아닌데, 아니 내가 그들의 또래가 아닌데…. 철없이 그렇게 붙어다녔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