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아내가 “물건을 하나씩 하나씩 버리면 어때요?”라고 말을 했다. 다리와 몸이 불편해진 아내는 집안 정리를 한꺼번에 하는 것 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여유롭게 하자는 뜻이었다. 따라서 생각이 날 때마다 하나씩 내다 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사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어제 오후에도 금호도서관에 책을 기증했다. 도서관에 비치해도 될 만한 낡지 않은 책들 중에서 주로 시리즈로 되어 있는 책들만 골랐다. 주로 베스트셀러들로만 골라서 노끈으로 묶은 다음 옮겼다.
도서관이 바로 뒤에 있어서 차량으로 하지 않고 들어서 옮겼는데, 지금 이 글을 타이핑하는 순간에도 후회를 하고 있다. 팔과 어깨가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왔다갔다 하는 횟수를 줄일려고 바구니에 넣어서 끙끙대며 옮긴 것이 문제가 되었다. 두 묶음씩 여러번 옮기었으면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아무튼 책장의 책들을 많이 정리 중에 있다. 영문책은 구하기 힘들어서 모두 놔두기로 했고, 한글책은 가능한 많이 버리려고 한다. 좀 오래되어서 종이 색깔이 누런빛이 띄는 것들은 모두 버리기로 했다. 도서관에 갖다 주어봤자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는 아깝고 수중할지 모르겠지만, 제 삼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책장에서도 수많은 복사용지들이 나온다.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사용했던 것들이다. 이제는 미련없이 버려야 할 때가 된 듯 하다.
사모님의 빠른 회복을 바라겠습니다.
이사 준비 중 너무 무리 마시구요,
편한 마음으로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그렇게 빠르게 일을 처리하지 못합니다.
조금씩, 천천히,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