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장례를 마치고

By | 2017년 9월 19일

지난 토요일(2017.9.16.)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에 장모님은 하늘나라로 가셨다. 4월에 아내가 혼자서 어머니를 뵙고 온 후로, 나와 아내는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 아내의 수술 이후에 장시간 차를 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요일에 “중간에 몇 번 쉬어가더라도 일단 출발해 보자”라며 구례로 출발을 했다. 순창에서 한번 쉬고 구례 읍네까지 달렸다. 그리고 어머니를 뵈었다.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한지 많은 시간이 흐른 탓에 앙상한 몰골과, 자식의 말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막내딸이 오랜만에 와서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을 해도 반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신다. 소리는 듣는 듯 하나 소통이 될 상태는 아니셨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수 시간이 흐른 후에 어머니는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셨다.

운전한 탓에 잠을 막 청했는데, 처형으로 부터 어머니께서 운명하셨다는 전화가 왔다. 따라서 운구차로 구례에서 전주로 모셨고,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하였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장을 치렀다. 운명하신 시간으로 보면 4일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운구한 시간을 기준으로 3일장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이런 계획은 7월에 장모님의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으셨을 때 이미 세워둔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운명하시고 나니,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따라서 장례식장에 문의를 하고, 또 석달전에 가입했다는 상조회사에 연락을 했다. 일단 안치 후에는 다음날 아침에 될 때가지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첫째날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을 준비가 완료되었다. 장례식장과 상조회사 두군데를 모두 접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물론 그 모든 일의 흐름에는 “돈”이 자리잡고 있었다. “돈의 시대”를 다시한번 실감하는 시간들이기도 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타지에 사는 형제들이 속속히 몰려들었다. 그 와중에 조문은 계속되었다. 아내는 다리 문제 때문에 집에서 쉬기로 했다.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장례식장에 나올 수 없는 컨디션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첫째날은 주로 교회의 성도들과 전남의대 36회 동기들이 많이 찾아왔다. 둘째날은 주로 전북의대 교수님들과 전북대 교수님들이 조문을 하였다. 나의 형제들도 조문을 하였고, 첫날 오지 못한 친구들도 많이 조문을 해주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오신 분들도 있어서 놀라기도 했다. 몸은 피곤하였지만 그렇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호의로 인해 둘째날이 지나갔다.

그리고 세째날은 일찍 발인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승화원으로 가서 화장을 하였다. 수목장을 위해 초벌구이만한 유골함에 모셨다. 그리고 가족들은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수목장 현장까지는 몇몇 가족만 가기로 되어 있었다.

사람이 늙어 죽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기에 자연스럽지만, 가족은 슬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육체의 죽음이 영원한 죽음은 아니다. 육체의 죽음은 천국으로의 회귀이다. 이 땅에서의 헤어짐이 슬프지만, 다시 만날 날에 대한 소망이 있기에 남은 사람들은 다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간다. 장례를 치르면서 지인들의 문상은 유가족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조문하여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썸네일 사진은 2014년 팔꿈치 수술 후 퇴원기념으로 황토방 앞에서 찍은 것이다.

7 thoughts on “장모님의 장례를 마치고

  1. 익명

    아무리 연세가 있으셔도 이별은 슬픈 일입니다.
    어머니 가시는 마지막 길에 함께 하지 못하신 사모님의 마음,
    얼마나 서러웠을까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사람의 죽음 앞에는 ‘호상’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90세가 넘으셨어도 가족에겐 역시 이별의 아픔과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천국에서 만날 소망이 있기에 그 이별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Reply
  2. 익명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저도 5월에 친정어머님을 보내고 삶의 가치관이 당신 가시날 전후로 달라진 느낌입니다.
    사모님께 많은 위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다시한번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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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소임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저도 지난 5월에 친정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분의 가신날 전후로 삶의 가치관이 급격하게 변할 만큼 감정의 기복이 심합니다.
    사모님께 많은 위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다시한번 위로 드립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감사합니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생사화복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슬퍼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집사람은 소천한 날 낮에 어머니를 뵙고 와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금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을 쓰시면 바로 보이지 않고 제가 인증을 해주어야 해서 두번 쓰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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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익명

    교수님
    위로의 말씀 전해 드립니다.
    첫 댓글이 저의 글인데 이상하게 ‘익명’으로 넘어 가네요.
    사모님도 빨리 좋아지시길 빕니다.
    김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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