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교회와 사례비

By | 2018년 3월 5일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목사, 전도사 등)와 직원(행정지원)들에게는 봉급이 지급됩니다. 그리고 일부 봉사자들에게 사례비가 지급됩니다. 교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형교회의 경우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 솔리스트, 그리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연주자 등은 사례비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례비 때문에 교회를 옮기는 현상도 있습니다.아이러니하게도 일명 딴따라 음악이라고 불리우는 현대음악을 하는 분들에겐 사례를 주는 경우를 보질 못했습니다.

“과연 교회 봉사자에게 사례비를 주는 것이 합당한가?”하는 문제를 아주 오래전부터 제시했고, 지금도 제 마음속에 갈등으로 남아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보편적으로 현대교회(아마도 한국교회에서 유독 심하다고 보여지는)에서 봉사자들, 특히 음악과 관련된 봉사자들에게 주는 사례비의 근거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물론 사례비를 주고서라도 유능한 음악인을 초청하고 싶어서 그러지 못하는 교회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한번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성가대 지휘자에게 사례비를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명한 음악인을 모시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 비하여 수고를 많이 했으니까? 특별한 재능이 있으니까? 음악을 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전문가이기 때문에?  등 ….. 아마도 많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더하여, 매주 악보를 찾고 노력과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들도 있을까요?

솔리스트나 오케스트라 연주자도 마찬가지일까요? 그들도 같은 이유로 사례를 하는 것일까요? 모든 교회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에게 지급하는 사례비는 경력과 비례하여 다르다고 하는데, 그 부분도 저로서는 매우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만일에 사례비를 지급해야 한다면, 오히려 덜 프로인 학생 연주자들에게 더 많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수입도 없기 때문에 악기를 운반하거나 할 때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지출되기 때문에, 사례비를 거마비 목적으로 주는 경우라면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은 연주자에게 더 많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저는 모든 교회의 봉사자들에게 사례비를 주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가대나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예배 중에 연주가 됩니다. 즉, 음악으로 봉사를 하는 분들도 모두 예배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배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과연 예배시간에 예배자로 설 수 있을까요? 사실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고 연주하는 연주자들 중에는 예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자신의 연주시간이 끝나면 딴 짓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것을 보고 지적을 하십니다.

물론 프로급 연주자들을 데려와서 찬양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만, 저는 찬양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 보다 예배의 본질에 더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형교회에는 수많은 프로연주자들이 있습니다. 그들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성가대나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굳이 돈을 들여가며 연주자들을 불러올 필요가 있겠느냐?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과연 교회는 연주자들을 돈을 주고 붙잡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그들을 돈으로 족쇄를 채우는 것일까요? 혹시나 모를 결석(일명 빵구내는)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일까요? 연주력이 떨어지면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지 못할지도 모를 두려움 때문일까요? 교회에서라도 사례비를 주면서 음악인을 키워야 하기 때문일까요?

저는 몇가지를 제안합니다.

  • 모든 성가대의 지휘자, 반주자, 솔리스트, 악기연주자 등에게 사례비 지급을 하지 않는다.
  • 학생 연주자나 매우 형편이 어려운 연주자에게는 별도로 거마비 형태로 지원(지급이 아닌)을 한다. 이 부분은 많은 고민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 음악적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경우, 재정적 지원을 통해서 그들로 하여금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한다. 이 부분도 음악인 자신이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위해 자신의 몫으로 간주한다면 더 좋은 일이다.
  • 예배자로서, 봉사자로서, 사명자로서 교회에 헌신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 찬양하는 성가대와 오케스트라로 바뀌어야 한다. 더 이상 사례비를 쫓아다니는 연주자는 없어야 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좋은 음악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아름답고 수준 높은 찬양을 드릴 수만 있다면 드리는 것이 기쁨이며 헌신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처럼 돈으로 연주자들의 재능을 사는 것인 옳지 않다고 봅니다. 연주자들의 재능이나 노력을 저는 존중합니다. 그러나 그 재능과 노력을 하나님께 예배로 드리는 것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연주자 개인으로도 기쁨이며 감사일 것입니다. 그리고 상급은 하나님께서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주신 재능과 물질을 헌신하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들과 다른 잣대를 가지고, 교회의 지휘자나 연주자를 대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이제 한국교회가 더 발전하려면 하나님 앞에서 보다 정직하고 거룩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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