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되면 나는 늘 두가지의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진다.
- 나는 과연 스승이 될 자격이 있는가?
- 나의 제자는 누구인가?
이 두가지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지면, 나의 마음은 먹먹해진다. 나는 수업시간에 늘 “선생“이란 단어를 자주 가져온다. 내가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보다 머리가 좋아서? 인격이 뛰어나서? 내가 그들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세상에 나왔고, 먼저 배웠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이다.
제자들이 자신들을 가르치는 나를 향해 “스승”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를 내게 묻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내게 해부학을 배우는 학생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게 해부학을 배우면서 부터 의학을 배우고, 의사가 되어서 의사로 살아가는 제자들이 나를 향해 스승이라고 부르는 제자들이 과연 몇명일까? 아니 과연 있기나 할까?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속에 이런 질문이 계속 남아 있는 것이다.
또하나의 질문은 누가 나의 제자인가?라는 질문이다. 내게 해부학을 배운 모든 학생이 나의 제자일까? 제자(弟子)의 사전적 의미는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거나 받은 사람, <기독교> 예수의 가르침을 받아 그의 뒤를 따르는 사람”이다. 따라서 내게 해부학을 배우는 모든 학생들은 제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제자의 범위를 좀 더 좁혀보고 싶다. 해부학을 배우고 의학을 배운 제자들 중 “좋은 의사”로 살아가는 제자들이 진정한 제자가 아닐까?
내게 해부학을 배우고 의사가 된 제자들이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면서 최선을 다해 의사로 살아가는 제자들이 진정한 제자인 것이다. 그런 제자들의 삶을 기대하며 내 자신도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제자에 걸맞는 좋은 스승이 되고자 하는 노력인 셈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이야기, 이제 먼 먼 전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피하는 – 관계 갖기를 꺼려한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가까워야 할 관계 중 하나가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닌가 하는데 이런 세상이 되었네요.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시죠?
세상의 많은 관계들이 창조의 질서에서 벗어난 시대를 살아간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직도 높은 이혼율, 낮은 출산율, 높은 자살율을 보여주는 한국사회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오직 인생의 성공만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들이 너무 많다보니…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사회가 아닐까요?
언급하신 내용들 …
고국의 현장을 떠나와 있는 제가 뭐라 하기엔 그런 주제들 입니다.
하지만 공감하는 이야기들 입니다.
중심에 있을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무수히 보이더군요.
‘사람답게 사는 것’ – 이 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을까요?
이젠 그런 자리들 돌아 보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