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하리교회로 간 젊은 전도사님의 부탁을 받고, 하리교회의 중·고·대·청 연합수련회의 특강을 하게 되었다. 주제는 “우리 몸의 흔적기관”이란 주제이다. 흔적기관(痕跡器官)의 사전적 의미는 “흔적기관생물의 기관 가운데 그 이전에는 생활에서 쓸모가 있었으나 현재는 쓸모없이 흔적만 남아 있는 부분. 사람의 꼬리뼈나 귀를 움직이는 근육, 고래의 뒷다리 따위가 있다. “이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현대의 의학적 지식으로는 우리 몸에는 흔적기관이란 없다. 20세기 초에 우리 몸의 기능을 제대로 모를 때 진화론적 사고로 만들어진 개념이다. 당시에는 우리 몸에 있지만 그 기능이 아예 없거나, 거의 기능을 하지 않는 기관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퇴화기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흔적기관으로 규정한 것들로는 뇌속 송과샘, 눈 반월주름, 편도, 귀근육, 사랑니, 가슴샘(흉선), 첫꼭지, 충수돌기, 꼬리뼈 등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관들은 인체에서 꼭 필요한 기관들이다. 나는 석사논문을 충수돌기에 대하여 썼고, 박사논문을 송과체에 대하여 썼다. “기능을 모른다고 흔적기관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다.”라는 생각이다.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흔적기관으로 규정한 대부분의 구조와 기능에 대하여 많이 밝혀졌다. 물론 아직도 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창조냐? 진화냐? 혹은 창조 후 소진화냐? 등 다양한 학설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다 보니 창조론과 진화론이 싸움을 하는 양상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부분이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나는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증명해 가는 도구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성경책은 과학책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은 성경의 내용을 우리로 이해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며, 언젠가는 모든 것이 밝혀질 때가 올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오늘 강연의 말미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열심히 과학적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을 적대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들의 기본적 생각이 진화론적 입장이라고 할지라도, 언젠가는 그런 과학적 분석의 노력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설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학생들에겐 어려운 주제였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강연을 하고 나서 드는 생각이다.
고린도전서 13장 12절,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