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오래된 야구글로브(baseball globe)가 하나 있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구입했으니, 40여년 가까이 되었다. 참으로 많은 세월이 지났다. 내 연구실 책장 위에 계속 올려져 있던 것을 며칠 전에 집으로 가져왔다.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가져온 것이다. 사실 가져오면 집만 더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져와서 내 방에 두었다. 앞으로 먼지만 쌓일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좋아하던 친구들과 수업이 끝나면 늘 야구를 했다. 광주시내에서 한참 떨어져있던 학교이었기에 스쿨버스가 운행되었는데, 일반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고 그렇게 늦게까지 야구를 했다. 사실 내가 살던 집까지는 꽤나 먼 거리에 있었고, 버스도 갈아타야만 했었다.
그렇게 열심히 하던 야구도 2학년이 되면서 잘 하지 않게 되었다. 다들 공부를 하려고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학원에 다니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는 야구 대신에 소프트볼(볼이 크고, 투구가 언더쓰로우만 던지는)을 하게 되어 야구 글로브는 그렇게 늘 전시용으로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그만큼 지났다. 그리고 이렇게 추억의 글의 소재로만 남게 되었다. 조금 전에도 손에 끼고 공을 글로브 안으로 던져본다. 생각은 젊은 시절의 운동을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회에서 야구부를 만들었을 때,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접었다. 왜냐하면 왼쪽 어깨에 오십견이 와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추억의 야구글로브를 이렇게 블로그에 적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