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페이스북을 통해 분양(?)한 물건들을 택배로 보내려고 포장을 했다. 던져도 절대로 손상되지 않도록 속포장을 하고, 겉박스도 테이핑을 마쳤다. 이런식으로 포장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내 아버지도 이렇게 하셨어!’
그렇다. 시골에서 약방을 하시던 아버지는 타지로 소포(당시에는 택배라는 개념이 대부분 우체국 소포이거나 화물차 회사에서 하던 배송이었다)를 보낼 일이 있으면 정말 꼼꼼하게 포장을 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보았던 모습이 어느 덧 내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소포배달에서 사고가 많았다. 중간에 소포물의 일부가 없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사실 겉포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속포장이 중요하다. 오늘 보낼 마이크는 지난 번에 연구실 청소를 하면서 모두 버렸기 때문에 네스프레소 커피박스에 포장을 했다. 마이크에 달려온 파우치에 마이크를 넣은 후, 뽁뽁이로 둘둘 말았다. 특히 마이크 헤드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박스에 넣고 나서, 남은 공간을 다른 박스를 잘라서 움직이지 않도록 모두 메꾸었다. 두 개의 마이크를 이렇게 했다.
소형 믹서는 안에 스티로폼 프레임이 있어서 비닐로 믹서를 싸서 프레임에 꼭 맞추어 넣고, 전원 어댑터를 작은 박스에 넣은 후 공간(스티로품에 어댑터를 넣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 넣은 후 테이핑을 했다. 원래는 더 큰 사과박스에 다시 넣을까 하다가 이 정도면 충분할 듯 싶어서 마무리했다.
택배포장을 할 때마다 이렇게 강박적으로 포장하는 이유는 파손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지만, 아버지로 부터 습득된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포장 성향은 저하고 비슷한 듯~
포장은 잘 해야 합니다.
그래야 속이 편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