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사태를 보면서

By | 2019년 2월 13일

아침에 네이버 뉴스를 보는데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건에 대한 재판 소식을 접했다. 작년에 있었던 이 사건과 광주 어느 여의사의 시험지 유출사건이 당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다. 그것에 관련하여 글을 쓰지 않았었다. 분명히 쓸법도 한데 굳이 쓰지 않은 이유는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었고, 의대교수인 내 입장에선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글을 써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시지옥이 되어버린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 사건은 비단 뉴스에 나온 것만 있을까?하는 생각이다. 더 많은 들추어지지 않은 사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들추어졌건, 감추어졌건 간에 중요한 것은 좋은 대학을 가기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은 사회의 풍토가 안타까운 것이다.

정직하게 경쟁하지 못하고(어차피 경쟁은 하게 되어 있기에) 비겁하고 거짓된 방법으로 대학입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범죄”인데, 이것을 죄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다급한 마음은 그렇다치더라도 그것에 함께 휘둘리는 어린 학생들까지 모두 하나의 범죄집단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의대에 간들 인생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짓과 죄로 쌓은 탑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말이다.

자신에게 딱 한번 주어인 인생을 그렇게 살아야 할까? 자신이 가진 것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생을 왜 배우지 못할까? 그저 많은 것, 좋은 것만을 향해 가는 인생이 결코 자신의 인생이 될 수 없는 허황된 것임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 말이다. 내가 무슨 거창한 철학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정직하게, 좀 더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인생의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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