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29년 2월에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다. 은퇴 10년을 앞두고 벌써 은퇴라는 단어를 들먹거리는 것이 우리사회에서는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정년을 하신 교수님들이 늘상 하는 말씀이 “정년퇴임은 10년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쉽다.”라고 하신다. 왜 그분들이 10년을 준비해야 하는지, 왜 정년퇴임을 준비없이 맞이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어찌보면, 그들의 답을 듣지 않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왜냐면, 각자에게 은퇴준비의 개념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이야 공무원연금이 기본적인 준비일 것이고, 각자가 은퇴이후에 머물 집이 있으면 될 것이다. 때로는 좀 더 비싼 집부터 그렇지 못한 경우 등 다양할 것이다. 연금이 부족하다면 따로 연금보험 같은 것을 준비했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따로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것에 투자를 했을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이외에 어떠한 부동산이 주식이 없다. 그저 살 집 하나면 충분하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당연히 남은 시간동안 내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포함한 학교일과, 가장으로 남편으로 해야 할 집안 일과, 그리고 교회에서 장로로서 교회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몸관리도 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한가지를 더 하려고 한다. 바로…
책을 읽는 일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열심히 읽던 책들을 읽지 않고 있었다. 책장에 수많은 책들이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요즈음 아내가 꺼내서 열심히 읽고 있다. 예전이 읽은 책들이지만, 다시금 꺼내서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젊어서는 읽는 속도로 빠르고, 흡수하는 능력도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천천히 하나씩 읽어가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책들도 구입을 해야겠지만, 지금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다시 읽는 것을 먼저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은퇴 10년을 앞둔 내가 해야 할 일들이다. 이것은 어떤 의무가 아닌, 나의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