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학가요제, 1980년

By | 2019년 4월 28일

오늘 오후에 페이스북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아마도 교회 청년부 예배가 끝난 강당으로 보이는 사진이다. “찬양의 열기…. 모두 끝나면…”이란 글과 함께 대부분의 조명이 꺼진 강당을 보니 노래 하나가 떠올랐다. 바로 대학가요제에 나왔던 그 노래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얼른 유튜브에 가서 이 노래를 찾았다. 그리고 링크를 해놓았다. 내친김에 언제적 노래였는지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1980년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그 해 가을에 열린 대학가요제는 아마도 대학가요제 사상 가장 멋진 곡들이 많이 나왔던 때였다. 내가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 대학가요제가 방송된 다음날 친구들이 학교에서 노래를 따라부를 정도였다.

다들 녹음도 하고, 외우기도 해서, 학교에서 서로 감명깊게 들었던 노래들을 불렀던 그 때가 떠올랐다. 따라서 당시에 노래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리해 두려고 이렇게 블로그를 열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있다. 암울했던 80년대의 시간들이 대학가요제의 노래와 함께 흘러가고 있었던 그 때가 떠오른다.

모두 18개 팀이 출전했고, 사회자는 이수만과 왕영은이었다. 암울한 사회에 반하여 방송매체는 이미 국민들을 미디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독재정권이 늘 그렇게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는 이미 대학가요제에 푹 빠져 있던 시절이라 제4회 대학가요제를 그렇게 잘 기억하고 있다.

  • 꿈의 대화 – 이범용/연대 의예 2년, 한명훈/연대 의예 2년 – 대상
  • 해안선 – 뚜라미(전시교/홍익대 무역과 3년, 이형은/단국대 체육교육 1년, 김미영/홍익대 도안과 3년, 이영순/홍익대 도안과 3년) – 금상
  •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샤프(Sharp 양인호/연대 토목 2년, 임태환/연대 전자 2년, 최명섭/성대 공과 1년, 최성진/성대 회계 2년, 조선희/숙대 교육 2년, 노기영/건대 지리 2년, 김영란/숙대 교육 2년) – 은상
  • 해야 – 마그마(MAGMA, 조하문/연대 지질학 3년, 문영식/서울대 경영 2년, 김광현/연대 불문 2년) – 은상
  • 그 누가 – 둘하나(관동대 음악교육 김영한/4년, 박경화/3년, 최미경/3년) – 동상
  • 내님 – 권태봉/중경공전 식품공학과 2년, 이경희/충남대 간호학 3년, 강성숙/배재전문 기악과 2년 – 동상
  • 동천 – 김지현/추계예대 음악과 2년, 이준호(대금)/추계예대 국악과 2년 – 동상
  • 젊음의 꽃 – 한소리(충북대 이종명/농학과 3년, 정광희/농공학 2년, 박세준/농학과 2년, 정수연/농화학 2년, 김정신/농화학 2년, 김지혜/인문계 1년)
  • 빈 바다 – 백선위/중앙대 영문과 1년, 전형근/중앙대 경영과 1년
  • 바람개비 인생 – 돌꽃(고려대 김성현/원예과 2년, 김혜경/영문과 2년)
    추억 – 심은경/연대 아동 3년, 임은주/연대 의생활 3년
    날개 – 노모스(NOMOS, 전북대 최철훈/경영학과 2년, 김해천/무역과 2년, 문영진/무역과 2년, 서영수/화학과 2년)
  • 뿌리 깊은 나무 – 변재정/서울대 의예 1년, 박휘/서울대 경영 4년
  • 나는 돌아가리라 – 가위 바위 보(구본진/부산대 경제과 2년, 정인식/부산대 경제과 2년, 박명미/경남공전 도안과 2년)
  • 푸닥거리 – 짚시들(양시춘/전남대 계축과 2년, 이용호/전남대 화공과 2년, 김철진/서강전문 경영과 2년)
  • – 개척지(경상대 이한영/농기계 3년, 황명규/농공학 4년, 정지우/낙농과 3년, 윤주호/식물보호과 2년, 정태홍/경영 3년)
  • 바람아 네가 있을 뿐 – 김규혁(계명전문 응용미술 2년)
  • 널 보고 싶었지 – 돌하루방(제주대 이원익/농화학 2년, 홍인호/식물학 2년, 김현주/사회학 3년)

4 thoughts on “제4회 대학가요제, 1980년

  1. 김은영

    그립습니다.
    제가 아주 쬐끔 ~~ 기타 치고 노래를 할 줄 압니다.
    그래서 ‘나도 한번’ … 을 꿈만 꾸고 말았습니다, 바보같이.

    시골에서 막 상경한 숫기없는 녀석이라
    주변에 끼있는 친구만 하나 있었어도 ,
    그런 후회로 ‘일은 저질러야 할 때’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부르던 그 둘은 같은 남자지만 더럽게(?) 멋져 보였거든요.
    와 는 가창력 쥑이는 노래였습니다.

    그리워요
    고마워요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댓글을 읽으면 방금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맞습니다.
      질렀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는 힘든 시대였지만,
      낭만이 있었던 그 때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ㅋㅋㅋㅋ
      저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Reply
  2. 김은영

    아닙니다.
    저는 좋은 추억, 얼마간의 실패의 추억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 읽으며 흐뭇했답니다.
    저의 바보세월이 겹쳐지면서요.

    저의 댓글이 조금 짤렸네요?
    ‘꿈의 대화’를 불렀던 저 두사람은 이런 저런 이유로 참 멋있었어요, 또 의대생들이었죠?
    가사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덕에 아~~앉~~자 … ”
    과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이 노래를 한 친구는 가창력 쥑이는 수준이었죠.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멋진 추억 늘 간직하시면 좋겠습니다.

      꿈의 대화… 연대의대생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부른 이는 가창력이 뛰어났었죠. ㅋ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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