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글을 쓰게 된다. 이유는 어제 설교를 매우 일부 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쓰다가 지웠다. 그리고 블로그에 글 하나를 남겨두려고 한다.
맞트레이드에 의해 새로운 담임목사 부임한 바울교회, 한가지 염려를 말하자면 “굳이 이 상처를 서둘러 봉합하려고 하지 마시라”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주 설교를 일부만 봤는데도, 자꾸 “빨리 덮고 빨리 시작해야 한다.”라는 자신의 뜻을 내비친다. 그것은 하수이다. 그렇게 봉합되지 않는다. 그냥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에 충실한, 본질만을 전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페친에 바울교회 교인의 거의 없어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내 생각이니 적어둔다. 이전에는 내 글을 읽는 스파이들이 있어서 좋았는데…. 쩝.
2020.3.23. 오전 10시 반경에 쓰려다 지운 페이스북 글
교회가 상처를 받고 떠날 분들 떠나고, 남아서 버티는 분들, 그냥 기독교 자체에 회의를 품고 계신 분들 등 다양한 분들이 있다. 나같은 사람도 있고. 아무튼 맞트레이드 결과로 담임목사가 부임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19 때문에 예배당에 교인들이 모이지 못하고 있어서 서로 소통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번 글에서 “염려스럽다”라고 한 염려가 현실로 나타날까 걱정스럽다. 지난 주 설교에서 그런 뜻이 내비쳤다. 지금의 상황에서 바울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했다면, 이제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파악하고 풀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바울교회 전체에 대한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을 전능한 하나님 수준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고 주입하려고 한다. 어제도 설교 때 그렇게 외쳤다.
“It’s time to forget.”
이렇게 외친다고 바울교회의 상처가 잊혀질까? 상처는 잊혀져서는 안된다. 치료되어야 한다. 치료가 되는 길은 딱 하나이다. “하나님의 말씀”이다. 왜 이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저렇게 외친다고 상처가 아물 것인가? 목회자 자신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목회자 자신도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거룩하게 살려는 노력만 하면 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내 자신도 해답도 없다. 그냥 기다리며 본질적인 삶을 잃지 않고 버티는 것이다. 견디는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다. 마치 해답을 자신이 갖고 있으니, 자신을 따르라는 식의 설교는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그만큼 한국의 사회에서는 목회자를 신뢰하지 않는다. 즉, 목회자 자신의 신뢰를 쌓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라는 뜻이다. 내 자신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도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바로 살려고 발버퉁치는 중이다.
이제는 자꾸 교회 앞에 정답인 양 내뱉는 설교보다는, 더 겸허한 자세로 교회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 나의 염려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