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이 계속되고 있다. 동영상강의의 장단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맞닥드렸고, 두달째 비대면수업의 한 방식으로서의 동영상강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루어진 “학장단과 학생대표간의 토론”을 통해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교수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런 메일이 왔다.
존경하는 교수님께.
지난 주말 비가 온 후로 불어오는 바람이 봄날씨 치고는 쌀쌀하게 느껴지는 건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해 마음이 무겁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먼저 개강 6주차에 접어드는 동안 비대면수업을 준비하고 강의해 주신 교수님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비대면수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 앞으로 강의가 예정된 교수님께도 비대면수업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개강 6주차를 맞아 의학과 1학년 및 2학년 학생들로부터 비대면수업에 대한 개선요구사항을 조사하였습니다. 학생들도 생소한 비대면수업을 성심껏 준비해 주신 의대교수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하면서 보다 나은 수강 여건을 마련하고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건의하였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교수님께 안내 드리오니 향후 강의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1. 학생들이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직접 문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진행하고자 합니다.[수업내용관련질문] > [학습부장이 취합] >[해당수업교수에게 메일로 전달]>[메일 회신 또는 다음 강의시간에 응답]
2. 라이브 강의 진행시 버퍼링이 심해 정상적인 내용 이해가 불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2020년 4월 23일에 온 메일.
-> 초기에 인터넷 망의 불안정성으로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였으나, 현재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전산망 불안정성으로 장애가 발생하여 과반수 이상의 학생이 수강하지 못한 경우 해당 수업의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 후 녹화된 화면영상을 LMS에 링크하여 학생들이 1일 동안만 접속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습니다.
3. 사전제작 동영상을 유튜브 링크로 LMS에 업로드 하는 경우 수강기간이 짧고, 출석확인이 안되어 불편합니다.
-> LMS에 접속이 안되는 상황이 간혹 발생하고 있어 사전제작 동영상을 유튜브 링크로 LMS에 업로드 하는 경우도 동영상 파일을 LMS에 업로드 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링크 접속이 가능한 기간을 1주일로 지정하겠습니다.
사전제작 동영상을 유튜브 링크로 LMS에 업로드 하는 경우 학생들은 출석여부를 알 수 없고, 해당 교수님만 파악이 가능합니다 (교수님 ID로 접근 필요). 학생들의 출석 확인 문의가 많기에 교수님께서 양해해 주신다면 수업보조를 담당한 조교가 학생들 출석을 확인하여 학습부장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4. 화면에 포인터가 없이 대명사 (이것, 그것, 저것) 로만 강의하시는 경우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설명하실 때 가급적 화살표 또는 포인터를 이용하여 지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5. 사전제작 또는 라이브 강의시 교수님의 목소리가 작아 컴퓨터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안들리는 수업이 있습니다.
-> 사전제작인 경우 업로드 하시기 전에 제작된 동영상의 음량이 적절한지 체크해 주시고, 라이브 강의인 경우 채팅창을 통해 교수님께 음량을 크게 해 주실 것을 부탁 드리라고 학생들에게 안내하겠습니다.
6. 강의록에 수정사항이 있다면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 효율을 위해 미리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강의록의 내용과 강의 내용이 차이가 크면 학습효과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강의록에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자료를 학생들에게 공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비대면 강의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되어 교수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앞서지만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강의를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교수님께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학생들을 배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육부학장 OOO / 학장 OOO 올림.
의과대학의 집행부도 애를 쓰고 있다. 사실 비대면수업의 종료시기를 정하는 것도, 당장 눈앞에 두고 있는 시험일정의 결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의과대학에서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많은 의과대학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으나, 우리대학은 아직 시험을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 그리고 계속 비대면수업방식으로 동영상강의가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동영상강의에 맞는 키노트 제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스스로 만족스러울 때까지 해보는 것이다. 쉽지 않은 시간들이지만. 그런데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임상교수들에겐 더욱 힘든 강의준비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교육에 대한 본질적인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리신 유트브 동영상에서 좋은 자료를 업데이트 하기 위해 애쓰시는 교수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쩌면 직접 대면보다도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강의안을 동영상으로 만들었을 때를 가정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해부학의 경우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많은 작업을 해야해서 아마도 10배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걸 또 언제 해보겠어?’라며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케이프타운도 별 탈이 없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