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무리

By | 2020년 9월 4일

조금 전에 뉴스를 보다가 ‘화면캡쳐’나 ‘스크린샷”이라는 용어 대신에 ‘화면 갈무리’라는 용어가 매우 신선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capture”를 사용해 왔다. 실은 “captured”라고 해야 더 올바를 것이다. 화면캡쳐, 화면 갈무리라는 말을 들으니 떠오르는 것이 있다.

우리의 인생은 영상처럼 흘러간다. 하나의 주요장면들을 갈무리해서 기억한다고 해도 우리의 인생은 중간의 멈춤이 없이 흘러간다. 한순간도 멈출 수가 없는 시간의 흐름이다. 따라서 우리 인생에는 갈무리란 없다. 붙잡아 놓을 수도 뒤로 밀 수도 없다.

그런 인생의 시간들이 계속 흘러간다.

하나의 멈추어진 갈무리의 장면은 때론 우리 인생에서 꼭 남기고 싶은 장면이기도 하지만, 때론 그 장면이 왜곡된다. 그것은 타인 뿐만 아니라 자신을 속일 수도 있다. 우리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갈무리라는 매우 흥미로운 단어를 접하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스치는 것이다.

어려운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어차피 “인생은 고해(苦海)의 연속”이라고 했던가? 인류역사에서도 언제 평온한 날이 있었던가? 선조들이 살았던 과거도, 후손들이 살 미래도 알 수 없는 우리시대의 인간들은 지금이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일 것이다. 그런데 그 주어진 것들을 스스로 파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한번 왔다가 가는 인생인데, 뭘 이리 서로 힘들게 살아갈까? 결국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갈무리 없이 계속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들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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