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동영상 강의 잘 만들어 봤자,

By | 2021년 4월 7일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한낱 “동영상 강의 중의 하나”일 뿐이다. 내가 잘 사용하는 표현으로,

One of them

이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내가 왜 밤새워가며 그렇게 동영상 강의를 만들었나?’라는 슬픈 생각에 잠기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강의를 잘 만들어 놓으면 내 스스로의 만족감을 느낀다. 그것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학생들이 받아들이고 학습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내 스스로 교수로서의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스스로 만족감을 갖는 것이다.

뭐,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내 동영상 강의가 무슨 KBS의 다큐 수준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생들 입장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수정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영상을 지루해하지 않고 복잡한 인체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가르치는 교수입장에서 계속해서 수정해가는 중이다.

따라서 만들어 놓은 영상을 내가 다시 본다. 사실, 작년에는 한번 만들어 놓은 영상을 내 자신도 다시 보는 것이 힘들었다. 제작 자체가 힘들었기 때문에 완성해 놓고 나면, 다시 보기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동영상 강의를 내가 다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조직학실습 영상을 보면서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5분 가량의 짧은 영상인데 오디오 속도나 영상 속도가 맘에 든다. 이걸 보고 학생들이 짧은 실습시간(종전에 2시간 수업이 1시간으로 줄었다. 대면실습에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기 떄문에 절반의 학생만 들어온다.)에 정해진 조직 슬라이드를 다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학실습 영상을 보면서, ‘이렇게 만들어 주었는데도 제대로 보지 않고 실습에 들어오는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좀먹는 것이다.’라는 생각까지 비약된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습에 적극적이고, 자율적이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일부가 있어서 이렇게 잔소리를 해대는 것이긴 하다.

아무튼 오늘 4시간 동안 계속해서 네 번의 반복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벌써부터 피로감이 몰려온다. ㅠㅠ

2 thoughts on “아무리 동영상 강의 잘 만들어 봤자,

  1. 김은영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당연한 생각입니다.
    ‘저렇게도 몰라주나’ 허탈하고 어떨 때 괘씸할 때도 있지만,
    그러지 않으면 내 자신에 절대 만족을 못하는 그 놈의 자존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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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lyabba Post author

      최선을 다한 후에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허탈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강의와 실습은 교수로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학생들은 좀 버거운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수업이 실습 후에 바로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수업과 실습을 임했다고 보여집니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어떤 성취감입니다.

      이번 주도 늘 행복한 시간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월요일 이른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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