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 물을 가두었다가 빼내기 위한 배수구 마개를 열고 닫는 부속품을 “폼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sink의 pop-up이 우리나라로 들어와서 ‘팝업”이 “폼업”이 되어 버렸다. 아무튼 폼업이 고장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용하고(오랜만에) 나서 여는 버튼을 눌렀더니 작동이 되지 않는다. 세면대 아래 커버를 뜯어서 보니 중간 지렛대가 부러져 있었다.
옥션을 뒤졌다. 금새 나온다. 가격도 싸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파트 관리실” 생각이 났다. 전화를 걸었다. 문의를 하니, 의뢰자가 많아서 구입해 두었고, 직원이 가서 실비만 받고 교체를 해준다고 한다. 출근도 못하고 기다리전 중 직원이 왔다. 그런데 “왜 분리해 놓았느냐?” “분리해 놓으면 잘못하면 작업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라는 표현을 한다.
“부속품만 두고 가세요. 제가 하죠.”
이 말이 오전시간을 온전히 폼업교체를 위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기존에 있던 것을 제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고무패킹 부분이 잘 떨어지지 않고, 나사부분도 쉽지 않았다. 더구나 거기에 맞는 스패너가 없어서 다른 공구를 사용하다 보니 더 힘이 들었다. 더구나 욕실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서 작업하는 자세 자체가 허리와 다리관절에 무리가 갔다.
왜 이런 짓을….
중간에 ‘다시 직원을 부를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어찌어찌하려 교체를 마무리했다. 뿌뜻한 보다는 후회가 더 큰 일이었지만 아무튼 마무리가 되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세면대의 배수구 부분이다. 고무가 오래되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부속품을 빼면서 잘 기억해 두었다가, 새로운 부속품으로 교체하는데 중간에 플래스틱 패킹(?, 용어가 생각이 안남)을 빼는 바람에 다시 작업을 해야 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록에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