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내 텃밭 주변에 있는 벛나무에 벛꽃이 피고나서 진 후에 열매가 열리기 시작할 무렵, 벛나무의 잎에는 나방의 에벌레집 같은 것이 붙어 있었다. 따라서 매일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어왔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이 애벌레들이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관찰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벛나무 잎에 붙어 있는 것은 나방과 같은 날벌레의 애벌레가 아니었다. 길이 20mm 정도에, 폭이 8mm 정도되는 이것은 사사키잎혹진딧물 이라고 불리우는 “진딧물이 만드는 진딧물혹”이다. 이 주머니 속에는 수십마리의 진딧물이 잎에 기생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 혹을 칼로 절반으로 잘라서 본다면 진딧물과 알, 애벌레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해보진 않았다.).
겨울내내 벛나무 가지에 알 상태로 겨울을 난 진딧물은 새 잎사귀가 생길 무렵인 4월 초에 부화를 해서 새로운 잎사귀의 뒷면으로 가서 구멍을 뚫고 잎사귀의 앞면 쪽에 주머니 모양의 혹을 만들어낸다. 그 안에서 다시 알을 까고 부화를 하고 성장한다. 그리고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이 되면, 그들의 본거지인 쑥으로 날라간다고 한다. 그리고 쑥잎의 뒷면에 붙어서 산다고 한다. 그러다가 10월이 되면, 다시 알을 벛나무 가지에 낳아두고, 겨울을 지내게 된다고 한다.
사사키잎혹진딧물의 학명은 Tuberocephalus sasakii(Matsumura)이다. 자세한 정보는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 작은 아들이 와서 함께 산책하면서 이 벌레에 대하여 이야기하게 되었고, 바로 검색을 해본 아들이 “이것은 나방의 애벌레가 아니고, 진딧물이 만들어내는 벌레혹이다.”라고 알려주어서 알게 되었다.
애벌레의 주머니라고 생각했던 벛나무에 붙어 있는 것은 사사키잎혹진딧물이라는 진딧물이 만든 벌레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