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의예과 1학년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원래는 6월 초에 있는 “의학개론”에서 신입생들을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특강이 하나 잡혔다. 의학개론에서의 강의제목은 “교수가 들려주는 의예과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번 특강에서는 “학습법”에 관련된 것이다. 그간 2년간 이 수업을 하긴 했었다. 모두 비대면으로 동영상으로 만든 강의로 대체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면강의이다.
다음 주에 강의가 있어서 며칠 동안 생각을 해보고 있다. 생각만…
과목명은 “자기이해와 개발”이다. 이 과목의 내용 중 “학습에 대한 자기이해와 개발”인 셈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업로드했던 영상은 “내가 이 수업을 꺼리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시작된다. 대면강의를 하면서는 뭔가 컨셉을 바꾸어야 하는데, 아직 정확한 컨셉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엄청난 세대차이를 보이는 신입생들에게 늙은 교수가 하는 소리는 그저 ‘잔소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치더라도, 신입생과의 새로운 만남에서 내게 필요한 것은 “설렘”과 “기대감”이다. 이것이 없다면, 강의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의무적으로 하는 강의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게 설렘과 기대감이 있을 때, 그들을 향해 내가 뭔가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40년이상이 지난 나의 의예과생활을 되돌아보고 있다. 두 아들의 의예과의 삶도(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다시금 되새겨보고 있다.
교수자인 나 뿐만 아니라, 신입생들도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강의실에 올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두가지 요소가 없다면, 학생들은 그저 ‘학점이나 따야하는 과목’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의예과의 2년의 삶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들이다. 의사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간들이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50분의 시간이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