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었고, 내일부터 강의가 있다. 해부학 서론 부분을 강의한다. 교과서의 진도에 맞추어 첫부분을 내가 강의한다. 주로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에 관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강의안이 보내졌다. 학생용 강의안과 실제 나의 강의안은 차이가 있다.
학습내용은 모두 같으나 그 이외에 수업을 돕기 위한 슬라이드는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또한 그림 하나를 더 확대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경우에도 따로 학생들에게는 원본 그림만 주어진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설명을 위한 확대 슬라이드는 실제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과서에 있는 그림이 가장 좋다. 나도 그 그림을 스캔하여 쓴다. 요즈음은 E-Book에 있는 것을 화면 캡쳐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강의안에 교과서 사진을 그대로 싣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불법이다. 교과서의 그림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은 괜찮으나 그것으로 제2 책자인 강의안을 만드는 것은 불법이다. 출판사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의 정서상 어떤 조치를 취하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강의안을 만들어서 대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나라는 아마도 우리나라 밖에 없을 듯 하다.
아무튼 강의용(교수용)과 학생용의 슬라이드 갯수는 차이를 보인다. 아래 사진 중 갯수가 많은 것이 실제 강의용 슬라이드이고, 바탕이 모두 흰색(프린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인 슬라이드는 학생용이다. 따라서 때로는 작업시간이 좀 걸리기도 하다. 먼저 강의용 슬라이드를 만든 후에 그 슬라이드들을 다시 학생용으로 만들어야 한다.
강의용에서는 큰 글씨로 된 제목이 슬라이드 한 장을 차지하지만, 학생용에서는 그림의 위에 들어간다. 따라서 복사할 용량의 갯수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작업은 조금은 귀찮은 작업이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간혹 일부학생들은 강의용 슬라이드와 똑같은 강의안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필요가 전혀없는데도 뭔가 다른 것이 불안한 모양이다. 이런 학생들은 학급의 학습부장에게 압력을 넣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 강의용과 배포용이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순서가 바뀐 것도 없는데, 그런 집착을 보이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무튼 내일부터 강의다. 1, 2월을 정신없이 살다보니 벌써 개강을 맞이하게 되었다. 올해도 이해하기 쉽게 강의를 하는 것이 목표이다.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기대해 본다.
평소교수님의 글을 챙겨서 읽는
애독자 입니다 ^^
요즘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남대 의대 사태에 대해서
의대교수님으로 계신 교수님의 생각이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글을 읽고 계시다니 감사드립니다.
서남의대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문제이고 해결책도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정신이 없어서 신문에 난 기사를 카메라에 담아만 두고 글은 쓰지 못했습니다. 조만간에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