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쉽게 경적을 울리는 것은 “조급함”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열등감”과 “비겁함”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국내에서도(이미 미국에서 실험되었던) 앞차량의 종류에 따라 뒤차량의 경적울리는 시간을 측정한 실험이 있었다. 물론 뉴스를 만들기 위해서 한 실험이긴 하지만 그 실험의 경과를 보면 사람들은 앞차의 종류에 따라 경적을 울리는 시간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싼차에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 타고 있다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쉽게 경적을 울려대지 않지만, 경차 등에 대하여서는 더 빠른 시간에 경적을 울려댄다. 조급함이 아니라 비겁함을 보여주는 실험결과이다. 사회적 강자와 약자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는 결과이다. 더욱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복성 경적은 치사하기 이를데없는 비겁함의 극치이다.
그 비겁함의 모습은 열등감에서 비롯할 것이다. 자신의 열등감을 자기보다 더 약자에서 분풀이성으로 표출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다. 조급함이나 우월감으로 보이지만 그 바탕에는 열등감과 비겁함이 있는 것이다. 그런 운전자들이 도로위에 너무 많다는 것이다. 급속한 사회의 경제적 발달은 우리의 정신적 및 철학적 사고의 발전에 앞서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열등감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도로에서 경적은 “위험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경적을 사용할 때 경적을 누른 운전자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스스로 경적을 울리고 스트레스를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요즈음 운전자와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운전을 배우지 못한 운전자들이 너무 많다. 자신이 어떻게 운전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안전에는 안중에도 없다. 세상을 같이 살아간다는 기본적인 생각마져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 깊숙이 열등감이 존재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순간적인 열등감에 빠진다. 자신보다 우월한 어떤 것은 자신의 주위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라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성숙해진다. 때론 열등감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기가 되는 셈이다.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보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메카니즘이 인간에서 있어야 건강한 인간이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그 열등감이 고착되어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도로에서의 분풀이성 경적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열등감을 치료해야만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세상이 될 듯 하다. 그 열등감의 치료의 첫번째 장소는 가정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가정들이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고학력의 시대에 살면서 우리사회는 지식이나 지성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중요한지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 사회이다.
경적을 울리대는 사회, 정말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