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대를 졸업했고, 전북의대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제가 바라보는 의대의 서열화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끔찍합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회가 서열화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의과대학마저 서열화가 되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그 서열화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등고선식 서열화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의전원체제의 대학은 제외된 채 의예과가 남아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입시용 서열화가 눈에 띄이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그 과정에 수험생이나 곧 수험생들이 바라보는 대학에 대한 시각왜곡은 매우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이런 점들을 보다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학생들의 의대 진학이 “의학”이 아닌 “의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더욱 이 글을 쓰게된 동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서울중심으로 지방으로 물흘러가는 듯한 등고선식… 서열화와 대학의 기본인 “학문”이 외면된 채 “의료”행위를 통한 돈벌이 관점에서 바라보는 의대진학의 목적이… 온라인상에서 보입니다.
물론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과정을 어떤 병원에서 받느냐?하는 것과 “내가 그 병원에서 내가 원하는 과를 할 수 있으냐? 없느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너무 “경제적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너무 짙다는 점은 의과대학의 교수로 재직중인 제가 볼 때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과연 어린 학생들의 잘못일까요?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기초가 되지 않을까요?
돈을 많이 버는 직업 중 하나가 의사인 것은 분명합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똑똑한 학생들이 가는 대학…이.. 의과대학인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직업이 꼭 돈으로만 계산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입니다.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직업이긴 하지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마음이 없이 그 직업을 갖는 것은 비극입니다. 직업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상에 이것 저것 보다가 의사라는 직업의 중심에 사람이 아닌 “돈”이 있다는 사실에 솔직히 너무 마음이 아파옵니다. 이런 사실을 감정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길러내는 의대생들만큼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잘못 뽑는 실수를 범할 수 있겠지만, 일단 뽑아 놓은 학생들 만큼은 그런 의사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그런 글들을 올리는 어린 학생들에게 손가락질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이니까요. 그러나 제게 맡겨진 학생들 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 그런 날입니다.
의대 서열화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좀 더 많이 써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