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잘 키울 수 있죠?“
과연 이 질문에 누가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그 누구도 이 말에 “내가 나서겠소!”라고 나설 사람이 없을 듯 하다. 그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어려운 질문일지 모른다. 간혹 이런 질문을 받곤한다. 그런데 대답이 무성의할 수 밖에 없다. 왜냐면 나도 그 정답을 말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말이다. 그 모든 이야기들을 다 적을 수는 없다. 많은 이야기들은 제가 쓴 많은 글속에 묻혀있을 수 있다. 오늘은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 하나가 생각이 나서 적어 두려고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나는 젊은 엄마 아빠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간혹 한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세요“라고. 부모들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집중할 때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배우는 것 같다. 자신에게 충실하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스트레스를 푼다고 부모가 PC방에 다닌다면 아이들이 잘 자랄 수는 없다. 물론 레저활동은 중요하다. 그 레저활동이 과연 생산적인지 소비적인지를 판단하고 즐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을 잘못 구분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행동이 생산적(productive)인지 소비적(self–devouring)인지를 스스로 인지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판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부모가 그렇게 행동한다면 그 영향은 바로 자녀에게로 간다.
간혹 그렇게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합니까?”라고.
그러면 그렇게 되질문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고 있습니까? 당신이 말하는 희생은 무엇입니까”?라고.. 조금은 어색해질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사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이 엄청난 희생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을 희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언제 부모들은 희생하라고 강요받았습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마져도 자기기만(self–deception)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부모들은 이런 것들부터 자유하여야 한다. 어떤 부모들은 울부짓듯 서러움과 함께 이런 말을 토해낸다. “난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라고. 물론 공감이 가기도 하고, 함께 그 아픔을 나눌 준비도 되어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자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헌신이 자식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는 젊은 부모들에게 “자식에게 집중하되, 집착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라“라고 주문한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아이들이 부모의 삶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멘토 이상의 모델링(modeling)이 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이나 정신과, 그리고 소아과에서 말하는 father modeling과 mother modeling은 바로 가정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것은 아이들의 필요와 요구를 부모로서 채워줄 수 있고, 아이들이 잘 자라도록 하는 숙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 이상의 집착을 보일 때 부모와 아이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바로 “부모 자신들의 삶이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집착할 때 아내로서, 사회인으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의 역할이 무너져버리고 만다. “내가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시댁일은 당신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말하는 엄마처럼 미련한 말은 없다. 사회인으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사회적 역할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교육은 없다.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
나는 제안하고 싶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라”라고 말이다. 혹시 자식교육이 자신의 모든 일이라고 말하는 엄마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다른 일들을 회피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요?”라고. 물론 지금의 내 말이 틀렸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다. 난 부모들이 제발 자신의 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삶의 시간들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삶을 위한 일이라고 소비적인 그런 행동들 말고, 정말 자신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가져보길 바라는 것이다. 또한 자식에 대한 집착보다는 집중하는 삶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우린 흔히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속에서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사회적 역할을 보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자신을 소중하게 가꾸어 가는 부모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사회인으로 건강하게 성인이 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