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2005년에 구입한 2006년형 마티즈 III를 타고 다닌다. 집과 직장과의 거리가 2km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로 타는 거리는 그리 많지 않다. 처음에 인근 도시로 출퇴근을 하거나, 직장이 조금 멀었을 때는 운행거리가 많은 적이 있지만 최근 몇년간은 운행거리가 매우 짧다. 벌써 그 차가 8년이 되었다.
벌써 정기검사가 세번째이다(첫 4년째 검사를 받고, 그 후로 2년에 한번씩 검사를 받기 때문이다). 오늘 자동차 정기검사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아내는 오늘 잠깐 시간을 내어서 자동차 검사를 받기로 했다. 오후 내내 중계연구관련 자료를 번역하던 중 잠깐 시간을 내어 검사장으로 갔다. 오후일정이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던 아내는 나의 예상보다 약간 늦게 도착했다.
솔직히 여자 혼자서 자동차 검사를 보내는 것 자체가 마음에 많이 걸렸다. 실은 내가 자동차 검사를 받을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내도 간혹 한번씩 해보는 것도 운전자로서 좋을 듯 해서 직접 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계속 불편했기 때문이다. 나를 보던지 “왠 일이예요? 안바빠요?”라고 질문하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접수를 마친 후에 나는 내가 타고간 차량을 주차하고(아주 안전한 곳에) 대기줄에 서있는 마티즈에 탔다. 그리고 검사하는 직원에게 차량을 인계할 때까지 차안에 머물다가 차량검사 중에는 대기실로 가서 기다렸다. 3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검사가 완료되었다.
대기중인 운전자의 대부분은 남자였다. 다른 여성분도 한명있었지만, 그 여자분도 남자가 동행하고 있었다. 대기실에 있는 TV에서는 계속 뉴스가 흘러나왔고(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할 예정이라는) 나는 모니터에 미치는 차량의 검사내용을 아이폰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있어주니 내 마음이 편하다. 아내는 연신 고맙다고 말하지만 실은 내 마음이 편한 것이 더 크게 느껴졌다.
아내가 타고 다니는 마티즈가 벌써 8년이 되었다. 차를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경제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 18년간 이사를 하지 않고, 처음 전주에 이사온 아파트에서 계속 살고 있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가는 돈은 없다. 그럼에도 덮썩 자동차를 구입하기엔 망설여진다. 아내는 경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한번도 큰 차로 바꾸어 달라고 한 적이 없다. 경차를 무시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간혹 속은 상하는 일들이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차를 바꾸어달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50대가 되면 좀 더 좋은 차를 사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차를 바꾸어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물론 중형차를 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타고 다니기에 편한 차량을 고려중에 있다. 작은 해치백이나 소형 CUV를 고려 중이다. 닛산의 쥬크를 고려중이다. 여기에 푸조의 208이나 폭스바겐의 폴로나 골프가 조금은 고려대상이기도 하다. 만일에 현대차를 고려한다면 벨로스터도 좋을 듯 하다. 여기에 거론된 차들은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아내가 타고 다니면 딱 좋을 그런 자동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