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내와 싸울 일은 거의 없다. 워낙 아내의 샘각이 깊고, 마음이 넓기 때문에 그리 싸울 일이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간혹 목소리가 커지곤 한다. 이유는 딱 하나이다. 아내의 “무수리과”(내가 붙인 별명이다. 무수리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에 속하는 행동때문이다. 무수리는 고려 및 조선시대 궁중에서 청소 등 허드렛일을 맡은 여자 종을 말하며, 수사(水賜)라고도 한다.
젊어서 부터 아내의 그런 행동은 물론 착한 행동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아내의 그런 “배려”와 “호의”를 감사함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당연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궂은 일을 앞서서 행하는 행동은 착한 행동이다. 인간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간혹 그런 행동을 당연시 하는 분위기는 사람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좋은 말을 들으려고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궂은 일을 모두 피할 때 그것을 누군가해야 했을 때 그것을 스스로 해버리는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그것이 불편해지곤 한다. 우리 주위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이 문제이다.
나는 아내에게 큰 소리로 (조금은 성질이 나 있는 상태로) “감사할 줄 모르고, 선의를 당연시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그들이 알게 모르게 학습을 시켜온 결과이다. 그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고 선의를 배풀며 살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동등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귀족처럼 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대충 넘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물론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아내의 성품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자아에 반하는 행동으로 인해 또다른 내적 갈등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실은 내가 아내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 주변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주변에 있었던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대한 분노이기도 하다.
아내의 그런 성품을 나무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런 귀한 마음과 행동하는 양심은 자랑거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싸움이 아닌 싸움을 간혹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 의중을 아내가 모르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어떻게 보면 좀 더 토닥거려주어야 함에도 난 그렇게 하질 못할 때가 많다. 그게 후회스러운 것이다.
장로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런 이유로 싸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 아내는 무수리와 정반대라서 싸우는데…ㅋㅋㅋ
설마요 목사님.
사모님도 조금은 오지랖이죠.
귀찮은 일 다 맡아서 하는… ㅋㅋㅋ
잘 지내시죠?
어쩜 저렇게 제 아내와 비슷할까? 생각하면서 웃음지어봅니다. 제 아내의 오지랖도 꽤 ~~~~, ㅎㅎ
ㅋㅋㅋㅋㅋㅋ
미남들의 부인들은 다 그런가 봐 ㅋㅋ
(이러면서 살짝 미남부류에 나를 넣어버리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