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찬이와 주원이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플룻과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둘 다 하다가 나중엔 주찬이는 플룻만, 주원이는 바이올린만 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올린과 플룻은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살 때 시작한 것입니다. 그 후 한국에 와서 계속 바이올린과 플룻을 배웠는데, 그리 열심히 하지 않은 탓에 배워가는 속도는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주찬이도 고3까지, 주원이도 고3까지 플룻과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습니다.
주원이의 경우는 수능보기 한달전까지 지속적으로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습니다. 수능을 얼마 남겨놓고 수능 끝나고 계속 하기로 했는데, 수능끝나고 여러가지 바쁜 일정 때문에 레슨의 기회를 놓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저녁 식사후에 주원이 방에서 뭔가를 찾다가 먼지에 쌓인 바이올린 케이스를 보았습니다.
진공청소기로 샅샅이 먼지를 빨아내고선, 다시 가방에 넣었습니다. 고3때도 열심히 하던 바이올린을 계속 할지 미지수이지만, 바쁜 신입생 시기가 지나면 바이올린을 계속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피아노도 가까이 있으면 자주 쳐 볼텐데 원룸의 환경이 그렇지 못하니 부모로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며칠사이에 집안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수험생이 살았던 지난 4년간 쌓였던 책이며 물건이며 먼지며… 모든 것을 이번 봄에는 청소를 깨끗하게 해야 할 듯 합니다. 컴퓨터와 기기들로 가득차 있던 안방에 침대를 넣어야겠습니다. 따로 침대를 구입할 생각은 없고 아들들이 사용하던 싱글 침대를 안방으로 옮겨다 놓을 생각입니다.
주원이가 썼던 방은 제가 음악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주찬이가 썼던 방은 엄마의 공부방으로 꾸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주에 이사온지 15년간 이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 전세살던 옆 동의 구조와 같은 구조를 가진 동으로 이사를 오다보니… 같은 집에서 15년간 산 느낌이 매우 큽니다. 사실 이번 기회에 이사를 가보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워낙 저렴하다보니 좀 더 깨끗한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서 일단 보류를 해 두었습니다. 따라서 봄 청소를 시작한 것입니다.
아무튼 주원이가 바이올린을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찬이는 지난번에 플룻을 가져가진 했는데, 가끔 가서 보면 그대로 있는 듯 합니다. 워낙 바쁜(?) 의예과 생활이기에. 오히려 고3 때가 더 한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