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도 역시… 지역특성에 따른 서열화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그러나 실제 입학한 학생의 절반은 서울.경기지역 출신 학생들입니다. 서울부터 시작해서 등고선식 서열화에 따른 지원양상은 의과대학 교수로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지방에 대학이 있다고 죄인도 아니고….
아무튼….
학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면 별의별 전화가 다 옵니다. 입학관련 행정직원이 전화를 하루에도 몇번씩 입학관련하여 전화를 받습니다. 당연한 업무입니다. 그런데 그 전화 중 업무를 더 진행할 수 없게 만드는 전화들이 간혹 옵니다. 전화통화가 더 어렵다고 판단되면 제게 전화를 돌려줍니다.
전화가 옵니다.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목표로 MEET를 준비하고 있다는 학생의 학부모가 대부분입니다. 본인이 전화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고등학교 학부모도 있고, 대학교 재학중인 학생의 학부모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학부모도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전화로 질문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당연한 저희의 업무이구요.
그런데… 간혹 받는 전화 중에 거의 협박성 전화도 있습니다. 2013학년도 입시부터는 영어시험 항목을 토플과 텝스만 인정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여러가지 말이 오갑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왜 영어시험 토익을 제외해서 우리 아이 힘들게 하느냐? 지방대 의전원 입시에서 토익을 제외하고 입시가 될 것 같냐? 서울에 있는 대학도 아니고..” 뭐 이런 내용이 주류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보탭니다. “우리 아이는 당신네 학교 안 갑니다”라고. 글로 표현해서 그렇지 전화상 내용은 협박성입니다.
제가 언제 우리대학에 와달라고 사정했습니까?
전화를 받고 나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깁니다. ‘아~ 바꾸길 잘했구나. 토익 시험 점수 좀 맞았다고 의전원 갈 수 있다고 저렇게 설치는구나!’라고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과학 공부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인간성 갖춘 사람을 뽑고 싶습니다. 학습 능력도 되고. 겨우 턱걸이 해서 (입학전형의 유리한 점을 이용하여) 들어온 학생은 결코 좋은 피학습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빨리 의대로 돌아가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의전원의 제도에 대하여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괜찮은 친구들이 참 많이 들어옵니다. ‘이런 놈이 어디 숨었다가 이제 나타났노?’하는 감동도 받습니다. ‘참~ 집에서 잘 키웠구나!’하는 생각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간혹 이런 전화 한통은 제 생각을 통채로 바꾸어 놓습니다. 생각이 작은 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