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마다 아내는 서울에 갑니다. 월요일 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하고 토요일 아침에 일찍 서울에 가서 작은 아들의 원룸을 치워주고 수건과 팬티을 제외한 빨래를 다시 나이키 스포츠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옵니다. 가능하면 저도 함께 가려고 하지만 이번주도 학생들 시험이 있어서 가질 못했습니다.
청소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앞으로 잘 하리라 기대를 해 봅니다만) 아들도 싱크대에 과일 넣었던 통이 썩어가는 줄은 아나 봅니다. 원룸에 들어가니 메모가 있더랍니다. 가져왔길래 찍어 두었습니다. 어머님이란 표현에(평소에 어머니나 어머님의 단어를 절대로 사용할리가 없죠)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 합니다. 미안함과 쑥쓰러움이.
그러나 이제는 어느정도 청소나 설거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모르면 몰라서 안했다고 치더라도 말입니다. 어제는 아내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픽업해 오는데 약간 성질이 났습니다. “짜식, 이제는 어느 정도는 해주어야지”하면서 말입니다. 아내가 매주 서울에 오가는 것이 솔직히 맘에 걸립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개의치 않는 아내는 자식을 키우는 기쁩이겠지만, 저로선 아내와 함께 가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메모지 하나를 보고 한참 웃으면서 마음이 가라앉긴 했지만, 설거지 하는 것, 음식하는 것, 이런 것들을 하나씩 배워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