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란 세월이 지났다(2010.3.1.-2012.2.29.). 삼고초려(김대곤 의전원장이 세번이나 연구실을 찾아왔었다)했으나 결국 의학과장일을 맡아서 2년간 일해왔다. 학과장이란 직분이 감투는 절대 아니다. 학교의 머슴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의대(의전원)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단일대학의 단일학과이다. 교수만 160여명이다. 학생은 450명… 여러 학과로 구성된 일반 단과대학과는 많이 다르다. 특히 의전원 입시를 직접 관장해야 하는 일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 2년의 세월을 되돌아 본다.
집행부의 구성은 비교적 무난해 보였다. 의대교수들이 대부분 정치적인 성향이 약하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스럽게 시작했다. 각자의 성격의 특색대로 각자의 맡은 소임들을 잘 해 주었기 때문에 무사히 2년의 일을 마칠 수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김형진 교무부원장(수석부원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고 보니 이름이 두자나 같다. 이호교수의 본부 진출로 늦게 합류한 채한정 기초주임은 생각했던대로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었다(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문자가 왔다. 새로운 집행부에서 기초주임을 맡게 될 것 같다고. 열심히 응원을 보냈다). 이외에 김동찬 교육부원장, 한명관 연구부원장, 진영호 임상주임, 임석태 국시위원장, 정연준 CMS 센터장 등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행정실 구성 또한 일하기에 좋았다. 안종영 행정실장은 정년을 앞두고 공로연수를 들어갔고, 후임으로 임성택 행정실장으로 바뀌었다. 행정의 베태랑들답게 집행부교수님들과 좋은 조화를 이루었다. 한번도 대립각을 세운적이 없었다는 점은 감사할 일이다. 행정팀장은 김완균팀장에서 정우상팀장으로 바뀌었다. 노련한 김완균 팀장도 직원들과 집행부 교수님들의 업무가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일하였다. 젊은 정우상 팀장은 뛰어난 기획능력이 돋보인다. 나중에 더 큰 일들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친구이다. 술과 담배를 좀 줄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학생업무는 김성길 선생이 쭉 맡아왔다. 급한 성격을 제외하곤 열심히 일하였다. 특히 시설관리 등에서는 급한 성격에 맞게 빠르게 대응해 주었다. 의대시절 부터 의대 행정실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안한성 선생님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간에 사대로 갔었는데, 몇주전에 다시 의대로 왔다. 아마도 의대에서 정년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최용락 선생은 이름이 최양락과 비슷하여 나이든 교수님들께서는 최양락으로 기억하고 계셔서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전북대학교 근무를 의대에서 시작했다. 과다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적응해갔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모습이 선하다. 특히 보건대학원 업무를 안한성선생님으로 부터 잘 인계받아서인지 잘 처리해 주었다. 몇주전 입학관리본부로 뽑혀서 가게 되었다.
교무업무를 담당하던 장흥수 선생은 의대에 근무하면서 잘 훈련되었다(류철희교수께서 의학과장을 했던 시절에). 경력을 짧지만 능력있는 직원으로 성장하고 있던 중, 이경진 선생과 교체되었다. 이경진 선생은 서울시 공무원이었지만 고향인 전주로 내려왔다. 교무업무가 전체적으로 과다한 면이 있지만, 꼼꼼한 성격은 실수없이 일을 처리해갔다. 특히 일본어가 능숙한 이경진 선생은 1개월전 본부 대외협혁실 발전지원부로 옮기었고, 대신에 서울대학교에서 일하던 성은경 선생이 왔다. 성은경 선생도 매우 좋은 셩격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전화받는 태도에서 모든 것을 느끼게 된다. 기대되는 직원이다. 학생업무를 보던 유경미 선생은 참으로 정이 많은 사람이다. 지금은 본부로 갔지만, 가끔 본부에 가면 일부러 한번씩 들려서 인사를 나누곤 한다. 유경미 선생대신에 은종태 선생님이 왔다. 나이가 많지만 업무 파악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이제 학생업무를 잘 처리하고 있다. 대학원 업무를 맡은 유하나 선생도 대학원 업무를 잘 처리해 주었다. 지난 주에 홍상미 선생으로 바뀌었고, 유하나 선생은 공과대학에 있는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의전원안에는 많은 위원회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위원회(일의 무게가 아닌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정도로)가 입학전형관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이다. 특히 입학전형관리위원회는 회의 횟수가 많고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출석률이 매우 좋은 위원회이다. 지면을 통해 위원회에 활동하시는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 의전원의 입시는 크게 세번을 치른다. 수시, 정시 특별전형, 정시 일반전형이 그것이다. 그 때 마다 교수님들께 부탁을 드려야 한다. 토요일 바쁜 시간에 면접을 위해 수고해주셨다. 앞으로도 입시는 계속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히 면접시험 출제를 위해 면접전날 밤을 지새워야 하는 교수님들의 노고는 잊을 수 없다. 다시한번 많은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학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평교수이었을 때 보다 학생들에게 쓰는 에너지가 줄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학과장으로 장학금을 비롯한 학생복지 부분에 나름대로 애를 썼지만, 한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2박 3일로 만들고 비용을 들여서 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감사할 일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좀 더 발전해 보길 소망해 본다. 한나절에 끝나던 오리엔테이션을 좀 더 크게 만들었다는 점은 좋으나 아직도 컨텐츠 개발과 퀄리티에 대한 고민은 차기 학과장 또는 교육부원장이 고민해 보아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연구지원실 개설과 의학교육실 교수초빙은 나름대로 만족감을 갖게 하는 결과라고 자평하고 싶다. 연구지원실 임정민 박사는 탁월한 예술적 감각에 부지런함이 더해지면서 많은 업무를 잘 수행해 주었다. 작은 세미나에서 국제학술대회 준비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업무들을 해주었다. 특히 전자현미경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주었다는 점은 깊이 감사하고 있다. 의학교육실은 이제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하다. 특히 유효현 초빙교수는 교육학 전공자답게 의학을 전공한 의대교수들이 할 수 없는 영역들을 찾아서 잘 해주고 있다. 의학교육에 관련된 논문들이 이제는 우리대학의 의학교육실에서도 많이 나올 듯 하다. 기대가 크다.
학과장을 하면서 교회에는 조금 소홀했다는 것은 아직도 큰 부담이다. 가정생활은 내조에 달인인 아내로 인해 평안하였다. 특히 고민이 있을 때 마나 친구처럼 질문을 할 수 있는 아내가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의학과장의 업무가 무슨 대단한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임상교수님들중에서도 진료와 교육, 연구를 병행하면서까지 의학과장을 수행했었다. 진료를 하지 않는 나의 입장에서 쉽게 의학과장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이다.
마지막으로 학과장으로 일하면서 저로 인해 속상한 분들이 있다면 지면을 통해 사과를 드립니다. 특별히 부딪힌 일들은 없지만, 제가 인식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이번 졸업생 시상에서 실수를 한 것은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 나는 완벽주의자가 아니다. 늘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실수를 하면 참 힘들다. 특히 학생과 관련되어 있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학과장을 마치면서 많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2010년에 clerkship을 온 태산의학원 학생들과의 만남은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다. 중국에서 온 학생들이지만, 그들과 나눈 정은 아직도 따뜻하다.
다시한번 도와주시고 협조해 주신 교수님들과 직원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