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페친(페이스북 친구의 준말)이 “하나는 내 것, 하나는 딸 주려고.., 고2 딸한테 책주면 주위에서 뭐라할까?”라는 글(글내용 중 일부)을 올렸다. 그래서 댓글 하나를 달았고, 바로 내 블로그로 와서 글을 남겨놓는다. (그 페친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 부모라고 생각된다)
우리사회는 “입시병”을 앓은지 꽤나 오래되었다. 만성질환이 되었다. 모두들 그 질환에서 허덕이면서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나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 자라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마땅히 자라는 과정에서 해야 할 것들을 모두 “대학입시가 끝난 후”로 미루었다.
“대학가면 해!”, “대학가서 시간 많을 때 해!”, “지금은 그런 것을 할 때가 아니야!” 등 …
그 와중에 우리의 청소년들은 책을 읽는 것을 하지 않게 되었다. 책을 읽는다고 해도 숙제나 스펙을 쌓기 위한 수단으로 하고 있다. 자라는 과정에서 책을 통해 배우는 지식과 지혜와 철학을 얻을 기회를 상실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입시에 관련된 지식은 얻었지만, 그들의 내면은 초등학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생각과 행동이 그대로 나타난다.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을 놓쳐버린 것이다.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 시기에 마땅히 해야 할 것들을 놓쳤기 때문에 그 성장에 필요한 것들을 얻지 못한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하고 늙어가는 모든 과정속에서 그에 맞는 “때”가 있다. 그 “때”를 놓치고 있다. 먹고살기 힘들어서도 아니고, 전쟁과 같은 힘든 환경이어서도 아니다. 대학입시라는 것에 모든 삶의 목표를 거기에 두다보니 입시에 필요한 것 이외에는 도대체 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학에 들어간다고 인생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하나의 과정일 뿐인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질 못한다.
마당히 배워야 할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이 입시라는 큰 문제때문에 가려지는 것이다. 이보다 더 우매한 삶이 어디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