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점점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할까?
버스를 타고 서울을 갈 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주어진 휴식시간은 15분이다. 이 시간에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고나면 음식을 시켜서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패스트푸드를 먹어야 한다.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늘도 보리차(광동옥수수수염차) 한병과 도넛츠(던킨) 2개를 산다.
버스안에서 급하게 먹을 때면 늘 위염증세로 여행의 시간들을 힘들게 보내곤 했기 때문에 의지적으로 30회 이상 씹는 과정을 거친다. 오늘도 입안에 있는 도너츠가 액체로 느껴질 때까지 씹는다. 거의 40~50회 정도 씹는 듯 하다(물론 중간에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씹혀진 도너츠는 정말 달다. 원래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도너츠이긴 하지만 나중에 보리차를 벌컥벌컥 마셔야 할 만큼 단 느낌이 강하다. 너무 닳다. 그 때로 이 제목이 떠오른 것이다.
“왜 사람들은 점점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할까?”
내가 어렸을 때 뿐만 아니라 젊었을 때도 이렇게 까지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았다. 물론 식당의 음식들은 대부분 내게는 짜고 매운 편이었다. 지금은 그 맛이 더욱 강해져서 짜고 맵고 달다. 요즈음 음식에서 감칠맛은 사라졌다.
우리인체가 느낄 수 있는 맛는 짠맛, 단맛, 신맛, 매운맛, 그리고 감칠맛(맛의 종류가 4가지가 아닌 5가지라는 사실을 40대 이상은 잘 모를 수도 있다.)이다. 그런데 이 감칠맛을 느낄 수 없을 수준으로 나머지 맛들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아니고 서서히 변했왔기 때문에 다들 변화의 폭을 느끼지 못하고 그렇게 강한 맛에 학습된 듯 하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가지로 생각된다. 하나는 음식을 급하게 먹어야 하는 이유에서이다. 바쁜 세상을 살아가려니 아침은 굶거나 대충 뗴우고 나오고, 점심마져도 일에 밀려 빨리 해치워야(이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하고, 이렇게 두끼니를 제대로 먹질 못했으니 저녁음 보상적(?) 폭식을 한 이유가 아닐까? 급하게 먹다보니 음식맛을 빠른 시간에 느껴야 하고, 그럴려면 맛이 강해져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번쨰는 외식문화의 발전이다. 집이 아닌 곳에서 식사를 많이 하다보니, 아무래도 조미료 등 음식맛을 내는데 너무 많은 양념으로 치장(?)을 한 음식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요즈음 착한 음식점을 찾는 방송 프로그앰이 생겼다. 예전에는 맛있는 집을 소개하는데 혈안이 되었다면, 지금은 제대로 된 재료로 제대로 음식을 만드는 착한 음식점을 찾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사람들의 입맛은 이미 맛이 강한 음식에 이미 학습된 상태인데 말이다.
급하게 사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것 중 하나이다. 좀 더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다면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버스안에서 먹은 두 개의 도너츠가 오늘 오후시간에 나에게 에너지를 공급해 줄 것이다. 꼭꼭 씹었으니 아무래도 흡수률도 훨씬 올라갔을 것이다.
written @ 고속버스안 (전주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