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의전원생인 것이 부끄럽더냐?

By | 2014년 6월 15일

페이스북… 친구 중 한 명을 친구에서 제외(unfriend)한다.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졸업한 학부이름이 대학으로 되어 있고…
수련받는 병원도 기록되어 있고… 물론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그리고 현재의 근무처도 적혀 있다.
직함은 의사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슨 의대를 나왔다고 생각할까?
네가… 어디 의댈 나왔지?
남들이 보면 졸업한 학부 대학의 졸업생이라고 생각하겠징?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난 ‘실수였겠지’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실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뭘까?
자신이 졸업한 대학원(의전원은 대학원)이 지방에 있으니 부끄러운 것일까?

자신이 의사가 되도록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을 교육시켰던 학교와 교수들…
그리고 더우기 함께 4년을 고생하며 다닌 동료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절대로 아니다.
전에 그런 적이 있어서 그 땐 댓글을 달았다.
물론 그 친구는 개선하지 않았다.

그게 지금의 의전원의 모습 중 하나이다(극히 일부의 행동이니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다).
의대냐? 의전원이냐?를 놓고 한참 설전을 벌이며 교수회의에서 투표를 할 때,
난 “의전원 유지”쪽에 투표를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의전원 폐지”에 투표한 교수들의 생각이 맞았던 것은 아닐까?

자신의 과거는 자신이 써내려가는 역사이다.
그 역사를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울에 있다고 다 좋은 대학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놈들이 촌놈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겁함”이다.
난 비겁한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그리고 왠지 슬퍼진다.
내가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고 있는가?라는 안타까운 생각에.

Lying by omission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비겁함을 넘어 “거짓”이다.
그것을 서양사람들은 lying by omssion이라고 한다.
엄연한 범죄행위이다.

5 thoughts on “전북대학교 의전원생인 것이 부끄럽더냐?

  1. 박재근

    교수님,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
    저는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1기로 졸업한 박재근이라고 합니다.
    써클 활동 도 하고, 학습 부장도 하고 나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거나, 특기가 뒤어 나지는 않는데다가 졸업하고 학회라 해도 잘 인사드리고 찾아뵙지 못해서 기억하시기는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제가 한창 레지던트 3년 차 일 때, 써준신 글로 보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Reply
  2. 박재근

    죄송합니다. Enter를 치니 바로 업로드가 되었습니다. ^^:
    이어 적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사항과 가르침은 절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단 한시도, 전북대 출신이라는 사실과 의전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수많은 시선들과 편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전임 교수로 발령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는 지금도 제 프로필에 저의 학력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숨길 생각은 없습니다.
    학창 시절, 항상 교수님께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잊지 않고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전북대학교 졸업생으로서 더불어 의전원 졸업생으로서 자랑스러운 교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록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항상 우리 전북대학교 의대, 의전원 그리고 병원이 모두 잘 되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오래 전 글이지만,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교수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조교수
    박재근 배상.

    Reply
    1. holyabba Post author

      박재근 교수, 글 남겨주어서 고마워.

      사실, 엄청 열받아서 쓴 글인데(물론 그런 사실 조차도 잊고 있었는데, 댓글 보고 생각이 났음. ㅜㅜ)
      어찌보면 써놓고 난 후에 더 마음이 아프고, 내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글이기도 했어.
      까마득히 잊고 있던 일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계기도 되기도 하고.

      병원 소개에 들어가서 보니…
      이름은 가물거리는데 얼굴은 생각이 나네.
      이제는 세월이 지나서 나이가 더 들어보이긴 하지만. ㅋㅋ

      아무튼 댓글 주어서 진정으로 감사하는 말을 하고 싶어.
      늘 건강하시길 바라고
      어디서나 부끄럽지 않은 인생의 시간들이길 소망해.

      김형태

      Reply
  3. 박재근

    감사합니다. 교수님.
    해부학 시간에 교수님 강의가 있던 날이면, 설레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름다운 전주의 가을이 그립습니다. 여유와 멋이 가득한 전주가 그립습니다. ^^
    교수님 항상 건강하시고, 항상 좋은 일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제자 박재근 배상.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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