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세상사는 이야기

[어릴 적에. 73] 윤시평 선생님

윤시평 선생님은 나의 5학년과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다. 이 선생님은 학생주임을 많이 맡으셨던 호랑이 선생님이시다. 이미 “팥죽 먹었다!” 이야기에서 나온 바 있다. 그렇게 무서웠던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으셨다. 그것도 2년 연속 말이다. 그러나 그 선생님의 겉모습만 보아왔기 때문에 그렇게 무서워 했던 것이다. 저학년 때 이야기를 적어가는 중에 굳이 윤시평 선생님의 이야기를 적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윤시평 선생님은 내가 초등학교를… Read More »

[어릴 적에. 72] 윤영동 선생님

윤영동 선생님은 나의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다. 이미 “서예를 배우다” 이야기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학교를 졸업 후 첫발령지가 우리학교였다. 당연히 총각선생님이셨다. 당시에는 “가정방문”이란 제도가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당시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마을을 잘 알지 못했던 선생님은 반장인 나를 데리고 가정방문을 하곤 하셨다. 실은 그 일로 인해 친구들이 사는 집들을 가볼 수 있었다. 그런 가정방문은 내가… Read More »

[어릴 적에. 71] 김재근 선생님

김재근 선생님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시다. 담임선생님은 아니시다. 내가 5학년때라고 기억된다. 아마도 선생님은 2학년 담임을 맡고 계셨던 것 같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고전읽기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왔다. 그런데 방학 때 밤시간에 아이들이 모여 책을 읽었다. 더우기 남녀로 나뉘어 학교에 모기장을 치고 잠을 자게 되었다. 일종의 합숙인 셈이다. 내 기억에 저녁은 각자 집에서 먹고 학교에 모여서 책을 읽고나서… Read More »

[어릴 적에. 70] 마늘밭 잠자리떼

여름 하늘에 잠자리가 날으는 모습은 아름다운 광경이고, 나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모습이다. 특히 해질 무렵 석양에 나르는 잠자리들은 더욱 그러하다. 어느 여름날이었다. 그날도 석양이 예쁜 노을이 지는 그런 늦은 오후였다. 그날 따라 잠자리가 많았다. 우리집 뒷쪽 텃밭에는 마늘이 심어져 있었다. 마늘이 내 허리보다 약간 더 자란 그런 상태였다. 잠자리떼를 쫒다가 어느덧 마늘밭까지 들어갔다. 그 때는 해가 기울어 약간… Read More »

[어릴 적에. 69] 돼지 사러 왔어요.

우리집에는 돼지를 한마리 키웠다. 화장실이 있던 한쪽 마당의 돼지우리가 있었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키웠던 돼지는 암돼지였는데, 어느날 새끼를 많이 낳았다.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던 돼지가 생각난다. 여러마리의 새끼들이 달라붙어 젖을 빨곤 했다. 그런데 그 어미돼지의 상태가 별로 좋지 못했다. 그래서 팔기로 한 것 같다. 아저씨들이 돼지를 보더니 “내일 낮에 가질러 올께요”라고 떠났다. 당시에 어미가 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새끼들의 건강이… Read More »

[어릴 적에. 68] 꿀벌 이야기

우리집 뒷에 있는 텃밭엔 꿀벌통이 있었다. 4-5개 정도 놓여 있었다. 벌통 주변엔 항상 벌들이 날아다녔다. 텃밭에 유채꽃이 필 때면 벌들이 더 많이 날아 다녔다. 벌통은 나무로 되어 있다. 뚜껑을 열면 그 안에 세로방향으로 집어 넣은 여러개의 벌집이 존재한다. 거기에 벌들이 붙어 있다. 그 벌통 중 하나에 여왕벌이 있다. 아버지는 어느 통에 여왕벌이 있는지 알고 계셨다. 나는 나무가지로 벌통을… Read More »

[어릴 적에. 67] 고막을 다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마을에 새로운 가정이 이사를 왔다. 그런데 그 집 큰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는데 사시였다. 약간의 다른 장애도 있었지만, 사시 때문에 아이들이 놀리곤 했다. 어느날 마을회관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그날도 아이들이 “병신”이라고 놀렸다. 그 아기가 울면서 집으로 갔다. 집에 가는 이유는 아빠에게 말하려고 가는 것이다. 그런 일이 몇번 있었기 때문에 그 아이를 놀렸던 아이들은 다 도망을 갔다.… Read More »

[어릴 적에. 66] 간첩이었을까?

2학년때 여름방학때였던 것 같다. 한가한 어느 오후였다. 우리집 앞집은 상점이어서 걸터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었다.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앉아 있었는데, 놀고 있는 나를 부른다. 어른이 부르면 당연히 가야 하는 법이 통하던 시절이라 다가갔다. 몇학년이냐? 이름이 뭐냐?고 묻더니 재미있는 사진을 보여준다고 한다. 간이용 프로젝터였다. 35mm 네거티브 필름에 프레임으로 쌓인 말그대로 강의 때 사용하는 프로젝트용 필름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Read More »

[어릴 적에. 65] 비끼바

비끼바는 우리가 어렸을 때 우리 동네를 찾아오던 거지의 이름이다. 본명은 모르고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 부르니 이름처럼 되어 버렸다. 그는 4, 50대 가량의 남자이다. 그는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있으면 들고 있던 지팡이를 휘둘으며 “비껴! 비껴”라고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즉 “비껴, 비껴”라고 말하는 남자거지에 어미사 “~바”를 붙인 것이다(어미사 “~바”에 대하여서는 “똥바아저씨” 이야기에서 쓴 바 있다). 그는 지팡이를 들고… Read More »

[어릴 적에. 64] 죽심이

죽심이는 4, 50대 보이는(어린 내 눈에 그렇게 보였으니 실제론 더 젊을 수 있다)는 여자거지이다(남자거지인 “비끼바 이야기“는 따로 적는다).  집은 신동리에 인접한 “금성리”라고 알려져 있으나 나는 잘 모른다. 그녀가 금성초등학교 교문 앞 남자결핵환자의 집에서 살면서, 그 남자가 죽어갈 때에 함께 있었다는 것은 기억한다. 그 이후로 진도를 떠나 왔으니 소식을 알 길이 없다. 등 뒤에 배낭을 메고 논두렁을 걸어다니며 뭐라고…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