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이야기 ③ 실례합니다

By | 2014년 4월 11일

“Excuse me”는 아마도 영어권에서는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아닐까? 우리말에는 “실례합니다”가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실례합니다”라는 말은 실종된 듯 하다. 대신 여러말들이 사용되는 듯 하다.

  • “저기요…”
  • “예…..”
  • “저어~”
  • “잠시만요”

…….

이런 표현들은 조금은 자신감도 없어보이고 (그래야만 부탁을 하는 것이라고 상대방이 인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자신이 뭔가를 부탁하려는 뜻이 분명하지 않다. 물론 무언가를 부탁하려고 하기 때문에 그 태도에 미안함이 묻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동시에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당당하게 “실례합니다”라고 말하고,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감사합니다”로 답하면 쉬울 일인데,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자체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려고 할 때 뿐만 아니고, 길을 막고 서있는 사람에게도 “실례합니다”를 함으로서 길을 비껴가게 하거나, 누군가를 앞질러 서둘러 가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표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배려와 양보에 대한 태도의 표현의 부족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실례합니다”라는 표현이 이처럼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소매를 끈다던가, 어깨를 툭 친다던가 건드는, 정말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양사람들에게 그랬다간 큰 싸움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단순히 말로 “실례합니다”한마디로 상대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문화는 건강하지 못한 우리사회의 모습니다.

말 이야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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