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의전원 (전북의대)에는 “평생지도교수제”라는 제도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학생이 본과에 올라오면 (의전원은 입학하자마자) 지도교수가 정해진다. 특별한 경우(교수의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과장이 임의로 정해 준다. 어떤 학과장은 동향끼리 묶어주기도 하도, 전공과목(의전원학생의 경우 학부)에 관련하여 묶어 주기도 하고, 윗학년 학생들과의 조화를 이루어주기도 하고, 막무가내로 선정하기도 한다.
아무튼 어떤 배경에 상관없이 저에게도 지도학생이 있다. 해외에 파견된 교수의 학생을 맡았던 이유로 3 + 3 모두 6명의 지도학생이 있다. 1년에 보통 5~6회 정도의 모임을 한다. 간혹 연구실에서 만나는 것 말고. 보통 저녁을 먹는다. 삽겹살도 먹고, 오븐구이 닭도 먹는다. 학생지도비라는 것을 학교에서 주긴 하는데 이것은 한끼 식사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늘 즐겁게 주머니를 털어낸다. 주머니터는 기쁨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어제도 지도학생과의 모임을 가졌다. 올해 두번째 모임이다. 학기초에 모이고, 스승의 날을 전후에서 만나는데 난 스승의 날을 전후애서는 절대로 못찾아오게 한다. 꽃다발이나 선물을 들고오기 때문이다. 선물을 사들고 오면 혼내준다. 학생의 돈은 곧 그 부모의 돈이기 때문이다. 졸업후에는 어떠한 선물 사와도 기쁘게 받는다. 의사로서 돈을 벌기 때문이다.
어제는 담양에 가서 담양떡갈비를 먹기로 했다. 담양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졸업생이 사기로 했다. 며칠전에 전화로 결정했다. 2학년 학생이 오후 6시에 시험이 있어서 (무슨 6시에 시험이냐?고 묻지 마시길..) 택시로 전주에서 담양까지 왔다. 택시비가 8만원이란다. 아무튼 한명을 제외하고 5명이 떡갈비를 먹고 다시 전주로 향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 나 몰래 선물을 준비했단다. 헐. 캘슐커피 5종류(5×10)와 거치대를 나에게 선물했다. 혼내주어야 하는데 기쁘게 받았다. 요즈음 캡슐커피에 꽂혀있는 상태라…. 헐…. 아무튼 열심히 공부하는 제자들, 졸업후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졸업생들, 늘 보고 싶은 연락 잘 안되는 제자들… 만나던지 못만나던지… 각자의 위치에서 그렇게 열심히들 살아준다면 스승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선생으로 특별히 해준것도 없지만 말이다.
다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