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의예과 2학년 학생들과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의예과 생활 뿐만 아니라 내가 현재 의과대학 교수로 살아가고 있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것은 운명이다”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겠지만, 현재 내가 의과대학 교수로 살아가게 된 이유들을 정리해 두려고 한다.
나는 “전남의대Y회“라는 동아리 소속이었다. 줄여서 그냥 “Y회”라고 불렀다. 그러나 공식명칭은 “전남의대 기독학생 Y회”이다. 특이하게도 전남의대 교수 중에는 Y회 출신들이 참으로 많았다. 당시에는 가장 많은 교수를 배출한 동아리였다. 따라서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교수로서 살아가는 선배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교수로 학교에 남는 경우가 많았다. 임상이나 기초 의학 모두에서 말이다.
멘토, 멘토링, 모델, 모델링 등의 단어들을 사용하던 시절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삶의 모습을 배우고 있었던 셈이다. 따라서 후배들에게는 선배들이 걷는 길을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큰 계기와 힘이 되었던 셈이다. 물론 내가 “해부학”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지만, 교수의 길을 가게 된 것은 Y회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올해는 시간을 내서 Y회의 행사나 OB모임에 한반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