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일째 오후,
원래 계획에 없던 여행지 호빗마을(공식적인 명칭은 “Hobbiton Movie Set” 이다.)이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필연적으로 찾게 된 곳이다. 호빗마을의 매표소는 주차장과 버스출발을 위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입장하지 않고 이 곳에서 버스를 타고 호빗마을로 들어간다. 상당히 폐쇄적이긴 하지만 호빗 마을은 실제 목장을 위한 초원안에 있기 때문에 초원과 양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또한 호빗마을 자체의 보호을 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다소 비싼 79불의 입장료를 내고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운행되었고, 오후 5시까지 오픈을 한다고 하는데 직원말로는 약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한다.
버스에 승객이 오르자 젊은 여자가이드가 버스에 올라와 설명을 시작한다. 또한 버스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반지의 제왕 영화 일부(호빗마 을 설명을 위해 따로 편집한)를 보여 준다. 목장 안으로 들어가 5분 정도 간 후에 버스에서 내려서 드디어 호빗마을을 보게 된다. 벌써 저쪽에서 사람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인다. 시간대별로 연이어서 관광객들이 오기 때문에 정해진 루트를 따라 가이드가 사람들을 이끌고 있었다. 사실 가이드의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눈과 마음은 영화에서 봤던 호빗들의 집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첫 코스부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댄다. 그러나 이게 얼마 나 어리석은 일인지 나중에 알게 된다. 윗쪽으로 갈수록 사진을 찍어야 할 호빗들의 집들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을의 윗쪽길로 갈수록 눈앞에 펼쳐진 대초원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날씨가 매우 좋아서 구름사이로 비추는 햇살과 대초원이 북섬 여행의 백미라고 해야 할 정도이었다. 가이드가 영화 내용을 질문하여 설명을 이어간다. 잘못 사진을 찍으면 호빗들의 집 출입문만 찍게 된다. 따라서 조금 떨어져서 사진을 찍어야 전체를 볼 수 있다. 또한 작은 소품 하나하나를 유심히 본다면 이 곳에서 참으로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반지의 제왕에서 빌보 베긴스의 집을 마지막으로 호빗들의 집을 본 후에 다시 내려오면 영화에서 불꽃놀이를 했던 마을 공터로 오게 된다. 거기서 다시 다리를 건너면 “The Green Dragon”이라는 곳에 오게 되는데, 그 곳에서 맥주 또는 비알콜음료인 생강맥주를 한 잔씩 무료로 준다. 그런데 폭우가 쏟아진다. 미리 준비한 비옷(2011년에 프랑스 몽 셀 미셀에서 구입했던)을 꺼내서 입는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 다. 그리고 다시 매표소로 와서 차에 올랐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네비게이션에 오클랜드 공항 근처의 숙소로 세팅을 하고 나서 출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