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왜 가시죠?”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멈칫한다. 그리고 대답을 머뭇거린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행의 이유가 각 개인마다 다르고, 딱히 ‘답을 해야 할까?’라든가, ‘굳이 답변이 필요한 질문일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정답을 듣고자 던지는 질문은 아니겠지만, 때론 타인의 여행의 이유를 알고 싶은 경우도 있다.
여섯번 째 여행의 이유로 “자유”를 선택했다. 자유(自由)란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사는 터전은 우리가 얽매이고 사는 장소이며, 사회적으로는 여러 관계로 이어진 곳이다. 따라서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은 이러한 관계로 얾매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업무에서도 벗어나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따라서 “여행은 자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여행지에서는 사람이 더 과감해진다. 따라서 여행의 자유는 때로는 방종(放縱)으로, 때로는 객기(客氣)로 나타날 수 있다. 얽매였던 틀에서의 벗어남이 삶의 모습을 깨뜨릴 수도 있다.
따라서 여행의 이유를 ‘자유’라고 적어 놓고도 글을 쓰는 내내 계속 부담으로 남는다. 글을 쓰기 전에는 “자유로운 영혼”을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여행을 통해 잠시 누리는 객기나 방종이 내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없다. 따라서 여행의 자유는 곧 내 자신의 내면의 자유로 이어져야 하고, 그 자유함은 자신의 삶의 풍성함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 여행이 되어야 한다.
여행을 통해 내가 잊고 살았던 것, 내 속에 숨어버린 것, 내 속에서 끄집어내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는 것이 나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일상의 삶에서 내 속에 들어 있던 것들을 끄집어내는 시간이 바로 자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