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개.

By | 2017년 11월 8일
EBS 세나개 썸네일

EBS의 “상에 는 없다”(일명 세.나.개.)의 동영상을 며칠째 보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일명 세바시)에서 “반려견 행동전문가 강형욱”씨가 나오는 영상을 보고 나서, 유튜브에서 세.나.개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개에 푹 빠져서 많은 영상을 보았다.

몇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반려견을 키우는 것과 자식을 양육하는 것은 거의 흡사하다. 강아지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강아지의 문제가 아닌 바로 반려견 보호자의 문제이다. 문제 자녀는 대부분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과 개가 다르듯이 분명히 자녀과 반려견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나 반려견에 대한 태도는 거의 일치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잘못된 양육태도는 자녀나 반려견에게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은 비슷하다. 따라서 자녀나 반려견 양육에 대하여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해볼 수 있어야 한다.

  • 현재 자신의 자녀가 (혹은 키우고 있는 반려견이) 자신의 소유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가고 있는는 동반자인가?
  •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가? 반려견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려고 노력하는가?
  • 자녀의 특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살아가는가? 반려견의 특성에 대하여 얼마만큼 알고 키우고 있는가?
  • 자신의 생각대로 자식을 끌고 가려고 하지는 않는가? 반려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반대로 자녀의 생각대로 삶을 살아가도록 방치를 하고 있지는 않는가?(때로는 그렇게 살려는 것을 막지 못하는 부모로서의 권위를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반려견의 잘못된 태도에도 그것이 반려견을 위한다거나 사랑하는 것처럼 착각하며 방치하고 있지는 않는지?
  • 자녀들 앞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반려견 앞에서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 자신의 감정에 따라 자녀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는가?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일관성 있는 행동을 부모나 보호자가 갖고 있었느냐?라는 질문이다.
  • 자녀의 행동에 대한 상(잘 한 것에 대한 보상)과 벌의 기준이 일관성이 있었는가? 반려견에게도 동일했는가?
  • 자녀들의 실수나 반려견의 실수에 대하여 얼마나 너그럽게 기다려주었는가? 그것을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은 했는가?
  • 자녀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할 것과 거절해야 할 것에 대하여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였는가?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
  • 자녀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이나 놀 수 있는 시간을 주었는가? 반려견도 쉬게 하거나 충분히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가?
  • 자녀나 반려견을 윽박지르거나 심지어는 협박을 한 적은 없는가?
  • 자녀나 반려견이 주변의 사람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사회성을 길러주려고 노력한 적이 얼마나 있는가?
  • 자녀들이나 반려견이 마땅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하여 잘 가르쳤는가? 아니면 부모 자신의 기준이나 판단에 따라 했는가?
  • 자녀나 반려견을 남과 비교하면서 윽박지르지는 않았는가?
  • 자녀나 반려견이 자신보다 어리다고 늘 과잉보호만 하려는 경향은 없었는가?
  • 자녀가 반려견의 문제에 대하여 너무 성급하게 변화된 결과를 기대하면서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지는 않았는가?
  • 전문가의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는가? 나의 양육이나 훈육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해 보았는가?라는 뜻이다.
  • 자녀나 반려견과 얼마나 공감하며 살고 있는가?
  • 자녀와 반려견의 양육과 훈육에서 자유와 방임을 제대로 구분하고 있는가?

뭐 개한마리 키우는데 이렇게 복잡하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반려견을 절대로 키우지 마라고 권하고 싶다. 완벽한 부모도 없고, 완벽한 보호자도 없다. 누구나 초보이고, 누구나 서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다보며 자녀도 키우고 반려견도 키우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부모나 보호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것도 교만이다. 부모로서 보호자로서 사는 일은 쉽지 않고, 각자의 사정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나 보호자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육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바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문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내가 잘 하고 있는가? 나에게는 문제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계속 자신에게 던지는 삶의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