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위에 놓인 시계 하나

By | 2018년 7월 14일

우리집 거실에 있는 원목책장은 책장이라기 보다는 장식장이다(책이 있는 책장은 내 방에 있다). 그 책장 한 칸에 시계가 셋이 있다. 그 중 하나는 2011년 영국 여행때 코츠월드(Cotswold )의 벼룩시장에서 어느 아주머니에게서 산 시계이다.  높이 13cm, 넓이 10cm 가량 크기의 이 시계는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다. 딱보아도 장식용에 가까운 그런 시계이다. 이 시계를 벼룩시장에서 팔았던 아줌마가 “작동은 매우 잘 된다. 배터리만 갈아 끼우면 된다.”라고 했다.

AA 건전지와 GP LR1(910A) 건전지

귀국 후에 옥션에서 배터리를 구입했다. GP LR1N 1.5V 알카라인 건전지, 혹은 GP 910A N 1.5V 알카라인 건전지로 검색하면 된다. 조금은 특이한 사이즈의 건전지라서 종류는 다양하지 않다. 문제는 이 건전지가 매우 빨리 닳는다는 것이다. 몇 개월이 지나면 금새 방전되고 만다. 따라서 좀 더 비싼 것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이제 생각해 보니 왜 그 아주머니가 배터리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 배터리를 여러개 사놓고 시계가 멈추어 있으면 곧바로 교환을 해준다.

지나온 시간들을 잊고 지내다가도 이 시계를 한번씩 보면 2011년 영국여행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다. 시간을 보기 위한 시계가 아니라 추억을 꺼내기 위한 시계인 셈이다. 이것을 구입할 때 아내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시계를 사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사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