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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19년 2월 24일

1996년 4월 1일자로 발령을 받은 나에게 연구실 전화번호로 받은 번호이다. 휴대폰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에는 이 전화번호가 매우 중요했다. 물론 해부학교실 대표전화번호가 있긴 했지만, 모든 연락이 내 연구실로 왔기 때문이다. 이 번호는 내게 매우 중요했다.

다만, 이 번호는 대학원 사무실의 전화번호였다. 그런 이유로 대학원 업무와 관련된 전화가 자주 걸려오곤 했다. 아마도 수년간 그랬었다. 그리고 행정실 전화번호가 3051부터 3057번까지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번호로 연락이 안되면 내 번호로 전화를 걸어왔다. 그런 이유로 전화가 자주 와서 불편했던 적이 참으로 많았다.

캐나다에 다녀온 이후에 나는 무선전화기를 구입했다. 당시에는 꽤나 비싼 무선전화기였다. 단순한 무선단말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액정에 전화번호가 나타나는 그런 전화기였다. 당시에는 매우 성능이 좋은 뛰어난 전화기였다.

그런 전화기가 마지막으로 쓰인 것은 2015년 저작권법과 관련하여 받은 협박전화였다. 당시에 사기꾼들의 전화를 받지 않고 번호만 남겨두었던 때가 마지막이 아닐까 한다. 그 뒤로 전화기가 고장이 났고, 더 이상 연구실에서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이미 휴대폰이 우리 삶의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구실 전화기는 구입하지 않았고, 이 번호는 그저 내 연구실 번호일 뿐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의 웹사이트에는 내 연구실 전화번호로 나온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의과대학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니 전화번호가 보이길래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다. 교수가 되어 처음 개인 연구실과 전화번호를 부여받던 시절로 부터 벌써 23년이 되었다. 그 수많은 세월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앞으로 주어진 시간들이 내 앞에 놓여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좀 더 아끼고 소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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