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김형태 교수가 오십견을 통해서 해부학적 구조를 더 많이 알게 되었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거나, 혹은 ‘오십견을 가지고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둘 다 아니다.
지난 해 초여름 아주 심하게 오십견이 왔다. 이미 왔었는데 인지를 못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손을 뻗어서 무엇인가 잡으려는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거꾸러지고 말았다. 심한 통증이 어깨에서 팔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오십견, 시간이 지나면 좋아져’라고 생각하고 지냈으나 전혀 변화가 없었다.
오십견의 정확한 병명은 “굳은어깨(frozen shoulder, 동결견)”이다. 좀 더 정확한 의학적 표현은 adhesive capsulitis of shoulder(어깨관절 유착관절낭염)이다. 이 질환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어깨의 관절낭과 말초관절 연골 사이의 유합성 염증이다. 점진적인 어깨동통, 경직, 운동 제한 등이 특징이며, 오십대에 어깨에 오는 병이라 하여 오십어깨 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40대에도 발생한다. 처음에 다쳤을 때는 수 일 내에 통증은 사라지나 손상된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인체 스스로 치료하려고 칼슘을 조직 내로 흡수한다. 그러면 다른 성분은 칼슘을 지방층과 충격흡수 부위로 밀어내면 이곳에 물이 흡수되어 조직이 붓고, 혈행이 막히면서 악화되어 점점 어깨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이런 과정은 1~2년이 걸리면서 악화된다. 종래의 치료방법은 붙은 어깨에 관절움직임을 증가하려는 운동 치료와 강하게 당겨 분리하려는 치료를 하여 간혹 낫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의 연구는 초기에는 안정을 하고 조금씩 움직임을 증가하는 치료법이 우수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알기쉬운 의학용어풀이집, 지제근, 고려의학)
오십견을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미루다가 치료가 늦어졌고, 따라서 지난 6개월간 여러가지 치료방법이 동원되었다. 그 중에서 지금은 “물리치료”만 하고 있다. 물리치료는 전기자극과 운동치료이다. 전기자극은 운동치료 전에 근육을 푸는데 중점을 두고 있고, 전체적인 치료는 물리치료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치료를 하는 물리치료사가 성의껏 치료에 임하고 있다.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내 자신도 열심히 물리치료에 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십견은 단순한 어깨 굳음이 아닌 총체적인 상체의 문제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몇 개월의 물리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씩 터득해지고 있다.
어깨관절의 굳음은 어깨의 주변의 근육이나 결합조직 뿐만 아니라, 등근육과 목근육, 가슴근육, 그리고 팔의 근육까지 모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팔꿈치가 온전하게 펴지지 않고, 운동치료시 등근육까지 모두 풀어주어야 하는 광범위한 치료과정이다.
따라서 초반에 시행했던 어깨 주변의 일부 근육의 윤활낭염(bursitis, 주머니염) 치료를 위한 주사치료나, 어깨관절 관절낭 안에 양수주입은 경우에 따라서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물론 그런 병행치료가 필요하긴 하지만,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오십견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물리치료이다. 절대로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은 절대로 서둘르지 말라는 뜻이다. 급한 마음에 너무 강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 관절낭이나 어깨관절 주변의 근육이나 힘줄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십견의 치료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조심해야 할 것은 특정한 경우를 절대로 일반화하지 말라는 뜻이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미 염증과정을 거쳐 굳어진 신체부위가 하루아침에 뽕~하면서 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