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마을인 진메마을에 올 들어서 많이 다니고 있다. 어제 오후에 ‘비가 오는 진메마을을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빗길을 달려 진메마을에 갔다. 가는 길에 비가 많이 내렸고, 27번 국도변의 산 위에는 구름이 얹혀 있었다.
시인의 생가는 봄비를 맞으며 언제나 그렇듯이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돌담 위로 보이는 한옥의 처마와 마루, 그리고 왼쪽에 자리잡은 시인의 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당에 들어서자 푸릇푸릇 새싹이 나기 시작한 잔디밭 위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대문에서 마루 앞까지 이어진 징검다리 모양으로 놓여진 돌을 밟고 마루 앞에 다다랐다. 여전히 전기포트와 커피박스가 놓여있다. 전기포트를 만져보니 따뜻하다. “회문제”라 이름 붙여진 ‘시인의 방’을 고개를 넣어 살펴본다. 올 때마다 그렇게 보곤 한다.
빗줄기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처마밑 잔디마당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아이폰으로 찍어본다. 동영상으로도 찍어서 페이스북에 곧바로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처마밑에 놔둔 우산위에 맺혀있는 물방울도 찍어본다. 비가 오는 날에 시인의 집에서 감수성이 증가되는가 보다.
시인의 생가 처마밑에서 앞산을 바라본다. 담장 너머로 작은 밭들이 보이고, 길가에 느티나무, 그리고 섬진강까지 보인다. 앞산의 나무들은 겨울과 다르게 모두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 시인인 회문제가 앉아서 늘 이런 모습을 계절에 관계없이 보고 살았을 것이다.
시인의 생가를 떠나기 전에 돌담 아래에 작은 꽃밭에 핀 수국을 아이폰으로 찍어 본다. 그리고 돌담에 자라고 있는 담쟁이들도 찍어 본다. 겨울 내내 줄기만 보이던 그 담쟁이들이 이제는 제법 잎사귀를 내서 담장을 조금씩 덮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되면 더 무성해질 듯 하다.
한참을 마루에 앉아 있다가 큰 길가로 나왔다. 그리고 앞산과 섬진강을 아이폰에 담아 보았다. 그리고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인의 생가도 찍고, 두 그루의 느티나무도 열심히 찍어 보았다. 비오는 날에 시인의 마을을 찾은 것은 매우 행복감을 가져다 주었다. 마을을 떠나려는데, 눈앞에 보이는 산 사이에 구름띠가 흘러가는 것을 보고 아이폰을 꺼내 열심히 찍어 보았다. 그리고 다시 27번 국도를 타고 집으로 왔다.
김용택 시인의 오래된 산문집
에 저 사진 속 느티나무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입니다.
시인의 시 만큼이나 집의 돌담도 정겹습니다.
10여년 전인가 수년 전인가 기억도 가물거리는데…
이마트에서 김용택시인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잊고 지내다가….
올해 들어서 시인의 생가를 자주 가보게 되는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