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현대인들에게 사진이 일상이 되긴 했지만, 내 아이폰에 남겨진 사진을 본다면 일상 그 이상을 넘어간다. 방금 확인한 사진은 39,251장의 사진과 1,011개의 동영상 파일이 있다. 이 사진과 영상은 2012년 이후의 것들이다. 그 이전의 iPhoto 파일은 따로 보관하고 있다. 그 이전 파일은 500기가가 넘는 파일 하나로 저장하고 있다.
조금 전에 2012년부터 어제까지의 파일을 하나의 파일로 다시 exporting을 시작했다. 생각이 날 때 이렇게 따로 저장해 두는 편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저장을 해두어도 언제 날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외장 여기저기에 저장해 놓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렇게 보관을 해도 어느 순간 날라갈 수 있다. 그것이 두렵지는 않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많이 아쉽긴 할 것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잘 정리하고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사진을 언제든지 꺼내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사진을 찍고나면 글로 남기면서 몇 장을 글 속에 넣어둔다. 모든 사진이 글로 남겨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글내용에 관련된 사진을 선별하여 글에 남겨둔다.
사진을 찍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본 것 중에서 내 마음에 담고 싶은 것을 사진에 담고, 그것을 글로 남겨두는 것이다. 다만, 내가 본 것을 다 기억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사진에 담아서 다시금 꺼내봄으로서 내가 그것을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되새기는 것이다. 사진이 추억이 되는 이유가 그렇다. 아무런 이유없이 찍는 사진은 없다. 이야기로 남겨 놓을 수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모두 글로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예전과 조금 변한게 있다면, 먼저 카메라를 들이대기 전에 내가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본다는 것이다. 보고 나서 찍는 훈련(?)을 하고 있다. 금새 사라져버릴 풍경도 아닌데, 왜 그리 먼저 카메라를 갖다대는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먼저 보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긴 탓일까?
제가 교수님을 기억하는 인상은?
긴 머리 + 청바지 + 카메라였습니다.
삶이 멋진, 그래서 멋진 분이십니다.
아마도 그 때의 제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 때는 젊었기 때문에….
사실 긴머리카락도 관리하기가 쉬웠는데…
지금 나이에 머리를 길면… 젊었을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한번쯤 ‘다시 길어볼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만…
이내 마음을 접습니다.
관리가 만만치 않아서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