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면 녹화나 녹음 후에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수년 전에 강의평가를 받기 위해 강의를 녹화하고 그것에 대하여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 나름대로 강의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열심히 하는 것과 실제로 강의를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강의를 녹화해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습관”이었다. 강의를 하면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어떤 습관들이 보였다. 그것 중 대표적인 것이 “이해했지?”라고 묻는 질문이었다. 강의자로서 학습자들이 잘 이해했는지에 대한 피드백이었지만, 강의도중에 지속적으로 나오는 습관이었다. 이제 그 습관은 많이 없어졌다.
어제 골학 강의를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동영상은 이렇게 제작되었다. 무엇보다도 인체구조를 가르치는 해부학의 특성상 강의실에서 레이저 포인터로 지시했던 구조물들을 표시하는 일이 가장 길고 힘들었다. 1시간 분량의 강의안을 만드는데 무려 이틀이 소요되었다. 강의실에서의 프레젠테이션과 동영상에서 보여주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수정을 하고 또 수정을 해도 계속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렇게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Keynote로 만들었고, iMac에서 Keynote를 실행하면서 Movavi라는 앱으로 화면을 캡쳐하는 방식이었다. 동시에 녹음은 Apogee 96k 마이크를 이용했다. 수음은 잘 되는데 방안의 울림이 그대로 녹음이 되었다.
Movavi에서 캡쳐된 영상은 다시 iMovie라는 Mac에 기본으로 깔리는 영상편집 앱을 이용했다. 이것도 처음 사용해보기에 지인에서 연락을 해서 기본적인 것을 물어보았다. 질문은 주로 “이런 이런 기능이 되느냐?”였다. 내가 필요한 기능이 된다고만 하면 방법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iMovie에서 편집을 시도했다. 문제는 앞뒤로 잘리는 것은 쉽게 드래그를 해서 할 수 있는데 중간에 섬세하게 자르는 작업은 잘되지 않았다.
따라서 영상과 오디오를 분리했다. 그리고 음악편집 앱인 Logic Pro X에서 오디오를 불러들여 편집을 했다. 필요없는 소리들, 이를테면, 쩝쩝대는 소리나 “에~~”, ‘으~~”라는 머뭇거리는 소리들이 자주 녹음이 되어 있어서 다 잘라냈다.
그렇게 편집된 오디오를 다시 iMovie에서 영상에 붙였다. 그리고 mp4파일로 추출했다. 고생은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 강의는 이렇게 해보려고 한다.
- Keynote로 강의안을 잘 만든다.
- iMac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Logic Pro X로 녹음을 한다.
- Logic Pro X로 오디오를 편집을 한다.
- 다시 iMac에서 오디오를 틀어놓고, Keynote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Movavi로 캡쳐영상을 만든다.
- iMovie로 옮겨서 편집을 해서 MP4로 추출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웠고, 우선 글 하나를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