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바울교회 장로회 임원에게 카톡을 보냈다.
장로님, 김형태장로입니다.
2020년 4월 4일 오후 1시 20분에 보낸 카카오톡 문자
지금 교회에서 예배강행을 하고 있어서 염려스러운 마음에 카톡을 보냅니다. 누가 결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국가적 차원에서 모임을 하지 말라고 권유하는데, 이렇게 반사회적인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장로회의 입장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장로님께 카톡을 보냅니다.
어제 구역담당 목회자로부터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문자로 다시 연락이 왔다.
할렐루야~
202년 4월 4일 오후 12시 넘어 교회에서 온 문자.
바울교회는 이번주일(4/5 고난주일)과 다음주일(4/12 부활주일)에 잠정적으로 교회에서 예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예배당은 주일 2부(오전8:30), 주일 4부(오전11:30), 주일 6부(오후2:00) 시간에만 개방하고 예배시간 1시간 전부터 출입이 가능하며 다른 시간에는 폐쇄합니다. 새벽예배는 드리지 않으며, 수요예배와 은혜의 밤은 온라인예배로 대체합니다.
** 감염예방을 위해 엘리베이터 및 버스 운행은 하지 않으며, 식당도 운영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바랍니다. **
주일예배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준수하여 7가지 감염예방 수칙을 지킬 예정이며, 당일에 성도님들은 다음과 같은 동선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①교인출입증 수령(모바일출입증 및 현장 배부)
②마스크착용 확인
③발열체크
④교인출입증 확인
⑤손소독
⑥예배당 출입후 지정된 자리에 착석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들과 영, 유아의 부모님들은 온라인 예배로 동참해주시기 바라며, 예배에 대한 변동 사항이 있을 시 홈페이지나 개인연락을 통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com/c/바울교회
바울교회 교육부 온라인예배 안내
-4월 5일 오전11시 교육부 연합온라인예배
-유튜브에서 “바울교회 교회학교”를 검색.
바울교회는 지역사회와 본 교회 성도님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길 바라며 하나님의 손길이 대한민국과 우리 바울교회, 그리고 모든 한국교회에 함께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안타깝다!”
이 탄식이 이 문자를 받고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지금은 국가적, 아니 세계적 위기상황이다. 우길 것이 따로 있고, 위험을 무릎쓰고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지금의 모습은 결코 국가와 사회에 대한 교회의 태도가 아니다. 이것을 강행하는 것은 “또라이 짓”,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번 일로 인해 교회에 코로나19가 전파되었다고 치자. 그러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교인이나 그 가족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웃을 고통 속에 빠뜨리는 일이 초래될 수도 있다. 온라인 예배가 가능한 시대에서 왜 예배당에서의 예배를 이렇게 강행하려고 하는가?
당신 때문에 누군가 죽을 수도 있다.
왜 이것을 생각하지 않는가? 하나님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나님은 왜 수많은 의학자들과 과학자들을 세워놓았는가? 그들을 통해 지금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을 내놓게 되었는가? 코로나19의 특성에 맞는 대응책을 왜 굳이 지키려하지 않는 것인가?
아무런 일이 없이 넘어갔다고 치자. 그러면 그 때에 “하나님의 은혜이다.”, 혹은 “하나님이 하셨어요.”라고 자랑할 것인가? 대형교회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인해 주변의 우리의 이웃이 받는 두려움과 공포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이 우리가 구원해야 할 이웃이라고 진정 생각하는가? 우리가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작금의 교회에서의 예배강행은 결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다. “만용”이다. 그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제발 누군가 내게 만용이 아니라고 설명해 보라. 불안해 하는 이웃들에게 지금의 행동에 대하여 설명해 보라!
더 이상 교회의 만용을 믿음으로 포장하지 말라.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을 여기저기에 갖다 붙이지 말라. 작금의 모습은 신천지와 다를 바가 없다. 이 사회를 위해 존재하지 못하는 교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 상황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제발 생각을 좀 했으면 한다.
[추가] 2020년 4월 4일 6시 40분 경에.
조금 전에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교회의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는 바울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입니다. 저의 질문에 곤욕스러웠을 두 부교역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한주간 어제 하마터면 강행할뻔한 예배에 대한
개인 출입증을 만드는 수고를
성도 한사람 한사람
말씀으로 짧게라도
지난해 사건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움추려있거나 영적위로를 필요로 하는 분들을
어떻게 돌볼까에 더 관심으로 나아가는
교회의 모습이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엉뚱하게 돌아가신분 잘 계시냐고
묻는 당혹스런 인사묻는 안타까운 일이 있지않나…)
교회에 대하여…
기독교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종교에 대하여…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뜻과 멀어져 버린 한국의 교회가 다시금 본질을 되찾을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