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뒤에 II를 붙였다. 왜냐하면 같은 제목의 글이 이미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오늘 페이스북에 남겼던 글을 보고, 그 내용들이 궁금해서 블로그에서 검색했다. 물론 ‘감춘글’로 되어 있는 내용이다. 제목이 이렇다.
“내 인생에 이런 사기꾼은 처음 본다.”
그 사기꾼의 직업은 교회목사이다. 지금도 다른 곳에서 목사를 하고 있다. 교회의 수많은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들로 교회를 떠나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수많은 성도들이 헤매이는 중이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 사기꾼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2년 전인 12월 7일에 적어둔 글을 오늘 다시금 읽어 보았기 때문이다. 2년간 디테일한 내용은 어디로 하고 ‘그 놈은 사기꾼이야!’라는 단정적인 제목만 남아 있던 내게 다시금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떠올리게 하는 기록을 다시 보았기 때문이다.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라는 이 말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내용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맞아. 왜 우리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쓰여 있었다. 그 결정은 매우 잘 한 것이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사실 블로그에 좋은 내용들만 쓸 수는 없다. 내 삶을 기록해가는 블로그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물론 critical한 내용이 있는 글들은 감춘글로 해두기도 한다. 감춘글을 한번씩 읽어보노라면 때론 분노가 치밀기도 하고, 때론 허탈한 웃을 짓기도 한다. 모두 잊혀가는 과거를 다시 들추어내기 때문에 그 때의 마음으로 다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춘글이라도 적어두는 것이 좋다. 기록은 기억을 이기기 때문이다. 아니 기록은 왜곡된 기억을 바로잡기 때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