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한지 한달째인 4월 1일 오전, 2년여 동안 하지 못했던 대면수업을 했다. 해부학이 의예과 2학기로 가버린 탓에 조직학을 수업하는데, 소화계통 조직학은 개학 후 한달 뒤에 있다. 따라서 오늘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기대반 두려움반…
말그대로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수업에 임했다. 오랜만에 강의한 교수들의 표현도 그렇고, 내 자신도 2년 반이 넘는 동안 대면강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들었던 동영상 강의는 강의실 강의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동영상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강의를 하고 난 직후에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2년만에 대면수업 후 적습니다.
facebook에 남긴 글.
1. 육체적 피로도가 심합니다. 그동안 탱탱 놀아서.
2. 준비해간 강의량을 못채웠습니다. 잔소리하다가.
3. 학생들이 반응을 안합니다. 말안하기로 한 탓에.
4. 역시나 첫줄 가운데 자리는 비어있습니다. 원래 그러함.
5. 헤드셋마이크는 소리전달력이 좋습니다. 돈값을 한다능.
6. 전자교탁 뒷면을 뜯어내야 스마트해집니다. 스마트강의실답게.
7. 사전에 프로젝터 상태를 점검해서 슬라이드 고친 효과가 있습니다.
8. 쉬는 시간에 이해못한 것 질문도 합니다. 제가 원하던 모습.
9. 조직학은 해부학보다 어렵지만, 그만큼 더 중요합니다.
10. 잔기침 예고를 했는데, 기침 안나왔습니다. 끝나고 폭풍기침.ㅜㅠ
11. 마스크쓰고 강의하는 것 처음 5분만 힘듭니다. 그다음은 나몰랑.
12. 설치된 음향기기 다 뜯어버리고 싶습니다. 70년대 동네스피커소리남.
13. 학생들 얼굴은 여전히 눈에 안들어 옵니다. 마스크로 마스킹했으니.
14. 학생들이 제강의를 좋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소원일 뿐.
15.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강의실에 왔으면 합니다.
지친 몸으로 점심 먹고…적어 둡니다. 아래사진은 조교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글을 좀 길게 쓸까 시작했는데,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라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