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봉사가 별 것 있나?

By | 2022년 11월 12일

조금 전에 페이스북에 이런 글 하나를 남겼다.

저녁모임이 있는데다가 비가 온다고 하니 걷기운동을 나갔다. 비가 오려고 구름이 두껍게 끼어서 햇살이 없기 때문이다. 날씨는 비오기 전이라 그런지 걷자마자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11월 중순인데 20도이니 당연히 더울 수 밖에 없다.

걷기전에 항상 몸을 푸는 벤치 앞에 있는데 “미소언니”가 운동을 나왔다가 같이 벤치에 앉아서 인사를 나누는데, 90정도 되어보이는 할머니께서 유모차를 밀고 오신다. 눈치가 말이 고프신 듯 하다. 벤치가 앉기 전부터 말씀을 하신다. “내가 49살에 혼자 되었는데, 41년을 이렇게 살았어. 지겨워 지켜워. 혼자 사는게 너무 힘들어. 죽지도 않어.”라면서 벤치에 앉으시더니 이런저런 말씀을 마구 쏟아내신다.

올해 딱 90이시란다. “8년 더 사시는 49살에 혼자되셔서, 49년 혼자 자신 것이 되겠네요”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귀도 안좋으시고 또 말씀을 하실려고 건성으로 듣는 듯하다. 옆에 있던 미소언니만 피씩하고 웃다가 먼저 일어서신다.

큰 아들이 67세란다. 4남 1녀인데, 막내딸은 광주에 산다고 한다. 식사는 혼자서 직접 해서 드신다고 한다.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으니 죽지도 않는다고 하시면서. 그러면서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잖여? 자살은 죄여~”라고 하신다. 또 한마디한다. “늙으니깐 밖에도 안나가니 사고도 안나서 더 오래산다.”라고 하시면서 이태원참사 이야기도 꺼내신다. 안타까워하시면서.

그리고 잠언 말씀에 좋은 말씀이 많다고 꼭 읽어보라고 하신다. 자신은 교회다니다가, 큰 아들이 성당 다녀서 지금은 성당으로 바꾸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하신다. “교회와 성당은 장단점이 있어. 교회는 목사가 돈가지고 장난을 치는데, 신부는 홀몸이라서 그런 것 없어. 그런데 교회는 사람들끼리 사랑이 넘치는데, 성당은 너무 개인주의적이야. 좀 쌀쌀해.”라며 자신이 경험한 교회와 성당을 비교하신다. 그러면서 물어보신다. “교회 다니셔?”라고.

그리고 우리 부부를 보고 “살아있는 때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는 말을 몇번이나 하셨다. 우리부부가 별로 안치하게 보이셨나 보다. 그러면서 “집에 있으면 심심해. 말할 사람도 없고, 텔레비젼봐도 안보이고, 안들리고…..” 그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내 기억이 여기까지만. ㅋㅋㅋㅋ

대화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산책로를 따라 유모차를 밀고 가셨다. 운동을 하는 중에 되돌아오시는 할머니를 두번 더 만났다. 아내는 다른쪽 게이트볼장에서 만났는데, 새벽에 한번 오후에 한번 하루에 두시간 운동하신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8년은 충분히 사셔서 49:49를 넘길 듯하시다.

그리고 이런 것이 나의 사역(?)이기도 하다. 돈도 안드는 사역이다. ㅋㅋ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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